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와 신라젠의 항암제 '펙사벡'이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작성한 '연구개발 계획서'와 '협약서'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신라젠은 전공자가 아니면 협약을 맺을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예정된 연구지원비보다 많은 액수로 계획서를 작성했다.
▲ 박선숙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박근혜 정부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출시와 글로벌 바이오기업 육성을 위해 첨단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사업을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이 사업에 387억5천만 원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됐다. 정부는 인보사 개발에 82억1천만 원, 펙사벡 개발에 88억3천만 원을 지원했다.
신라젠은 지원을 받은 뒤 연구개발사업 처리규정을 위반하고 비전공자를 주관연구책임자로 선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라젠은 펙사벡 연구개발 계획서에서 유전자 항암치료제 연구의 주관연구책임자로 항암제 전문가가 아닌 경영학 박사를 지명해 제1세부 연구를 맡도록 했다. 이후 한국연구재단은 경영학 박사와 연구 협약서를 맺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연구개발 계획서에서는 예정된 연구지원비보다 3억 원이 많은 액수로 계획서가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마다 작성하는 계획서에 협동연구기관을 임의로 변경하기도 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임의로 변경한 연구계획서를 그대로 수용해 협약서를 작성했고 존재하지도 않는 규정을 연구윤리의 근거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연구에 최선을 다했지만 의미있는 결과 도출에 실패한 성실한 실패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하지만 연구비 지원 관련 서류를 불성실하게 작성하거나 규정에 위반되는 연구자를 지명하는 등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연구개발사업에 커다란 구멍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