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 |
CCO
김택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은 ‘리니지2M’을 공개하는 자리에 대표도 사장도 CEO도 아닌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 올랐다.
김 대표는 5일 엔씨소프트가 개최한 리니지2M 미디어발표회 ‘세컨드 임팩트’에 참석해 “개발 총책임자로서는 두 번째로 서는 자리”라며 “이번에는 리니지2M을 소개하는 무대인 만큼 의미가 더 깊다”고 말문을 열었다.
과거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를 만들 때의 개발정신을 모바일환경에서 구현하고 현존 최고 기술을 모아 모바일게임의 한계를 넘어보자는 생각으로 리니지2M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세운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최전선에서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책임을 안는다. 대부분 1세대 게임회사 창업주들은 뒤로 물러나 있는 것과 상반된다.
대표직을 맡고 있는 오너이다 보니 때로는 정치권의 표적이 되기도 하는 등 곤란한 처지에 놓이지만 대신 책임경영을 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는다.
넥슨을 세운
김정주 NXC 대표이사는 회사를 일본에 상장하고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에게 맡겼다. 넥슨의 자회사 넥슨코리아도
이정헌 대표이사가 ‘얼굴’ 역할을 한다.
이런 구조는
김정주 대표에게 사업 성과와 관련한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드는 데다 넥슨 및 자회사의 주주들은 올해 회사가 매각될 수도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김정주 대표에게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권영식 집행임원에게 대표직을 맡겼다. 올해는 일 년에 한 번 개최해온 미디어행사 ‘NTP’도 열지 않고 있다.
김택진 대표는 다르다. 그는 2018년에 CCO 직책을 새로 달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엔씨소프트의 새 모바일게임군을 소개하는 무대에서 “CEO가 아닌 게임개발을 총괄하는 CCO로 이 자리에 섰다”며 “신규게임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려 CCO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포함해 신규 모바일게임을 모두 5종 준비 중인데 김 대표가 이 게임들의 개발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김 대표는 게임 이외 사업도 직접 챙긴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은 7월 열린 ‘엔씨 인공지능 미디어 토크’ 행사에서 “김 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큰 도움을 받는다”며 “다른 회사라면 대표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표가 정보와 지식이 많으니 우리의 생각에 굉장히 좋은 의견을 주고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기술은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일까? 김 대표의 급여는 게임업계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엔씨소프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상반기에 보수 62억 원을 받았다. 지난해는 연간 138억 원을 수령했다.
엔씨소프트는 수십 억원에 이르는 상여금을 지급한 배경을 놓고 “김 대표가 회사 대표이사로서 리니지M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는 데 최일선에서 선도했다”고 설명했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세상에 나온 뒤 지금까지 한 번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