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모바일 경쟁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구은행을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구에서 영업을 펼치는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인데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 저축은행까지 모바일뱅킹을 중심으로 격전을 펼치고 있어 성과를 거둘지 시선이 몰린다.
▲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
27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9월에 모바일뱅킹 ‘IM뱅크(IMBANK)’와 종합생활금융플랫폼인 ‘IM샵(#)’을 각각 내놓는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1월부터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기 시작한 뒤 전국구 영업을 펼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내걸은 디지털금융을 활용한 비대면채널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대구은행이 지방은행으로서 대면채널만으로는 영업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 물리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한계가 명확한 만큼 비대면으로 전국적 영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은 국내에 영업점(지점+출장소) 249곳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대구와 경북에 230곳이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영업력이 대구와 경북에 쏠려있는 셈이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계기로 수도권에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내는 등 점차 오프라인에서도 영업력을 확장해가고 있지만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바일 금융도 함께 강화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은행이 5월에 SK텔레콤, 핀크 등과 협업해 내놓은 디지털금융 상품인 ‘T high 적금’은 수도권 가입자가 60%, 대구·경북 15%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20~30대 가입자가 63%에 이르면서 젊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도 성공했다.
지방은행이 기본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영업지역의 한계를 디지털금융을 활용하면 뛰어넘을 수 있는 데다 미래 고객인 젊은층을 공략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대구은행은 2015년 말에 지방은행 최초로 모바일뱅크 ‘IM뱅크’를 내놓으며 선두주자로 꼽혔지만 그 뒤 별다른 개편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 사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계기로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경쟁력 강화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대구은행은 상대적으로 혁신에서는 한발 떨어져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회장은 이런 대구은행의 모바일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에 운영되던 대구은행 모바일앱을 모두 ‘IM뱅크’로 모아 새 단장하고 이와 별개로 종합생활금융 플랫폼인 ‘IM샵’도 내놓기로 했다.
7월 말 대구은행 디지털금융본부 이름을 아예 IMBANK로 바꾸고 그 아래 IMBANK 전략부를 신설하면서 대구은행의 디지털 전략의 중심에 IM뱅크를 두겠다는 의지도 대내외에 분명히 알렸다.
장기적으로는 'IM뱅크'를 서울 DGB금융센터를 본사로 삼는 모바일 전문은행으로 분사독립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김 회장은 “일단 ‘IM뱅크’가 전국적 브랜드가 되면 은행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모바일 전문은행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에 근거지를 둔 대구은행의 영업채널 가운데 한 가지가 아니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구를 텃밭으로 하는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시중은행을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 등이 이미 모바일을 앞세운 전국구 영업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은행의 IM뱅크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IM뱅크 개편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종합생활금융플랫폼인 ‘IM샵’의 경쟁력이 고객들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모습으로 다가가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대구은행 역시 이를 위해 생체나이 분석 서비스와 채팅 서비스 등 기존 은행의 모바일앱에서 찾기 어려웠던 새로운 서비스들을 ‘IM샵’에 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DGB금융그룹 차원에서 수도권 진출 및 전국구 금융그룹 도약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투자증권 인수와 함께 이번 대구은행의 모바일앱 개편이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