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푼즈플래그십스토어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들어서면 무더위를 식혀줄 것만 같은 민트색 매장이 금방 눈에 띈다.
▲ 엔씨소프트의 스푼즈플래그십스토어 내부에 캐릭터브랜드 '스푼즈'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
“외관을 보고 들어와서 여기는 뭐하는 곳인지 묻는 손님들도 있어요. 그러면 카카오프렌즈와 같은 캐릭터브랜드 매장이라고 설명하죠.”
14일 스푼즈플래그십스토어에 방문한 기자에게 직원은 더위를 피할 겸 궁금증에 들르는 손님이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푼즈플래그십스토어는 엔씨소프트가 캐릭터브랜드 ‘스푼즈’를 홍보하기 위해 차린 팝업스토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켈로그’와 ‘스팸’ 등 익숙한 브랜드들에 스푼즈 캐릭터를 접목해 재구성한 복고풍 제품들이 보인다. 양 옆으로는 스푼즈 관련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인형부터 볼펜, 수첩, 우산, 열쇠고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스푼즈플래그십스토어 직원은 “요즘에는 새로 출시한 캐릭터브랜드 ‘투턱곰’ 상품들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5월 스푼즈를, 올해 6월 투턱곰을 내놨다.
둘러보다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여성 손님이었다. 매장을 구경하는 동안 본 남성은 딸과 함께 방문한 아버지 손님 한 명에 그쳤다.
내외부를 아기자기하게 여성향으로 꾸몄다하더라도 데이트를 하는 커플 손님도 있을 법한데 여성 손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를 찾아봤다.
우선 남성 아이돌그룹을 마케팅에 활용한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였다. 스푼즈는 뉴이스트, 투턱곰은 몬스타엑스와 협업하고 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보니 연예인들과 함께 낸 상품들이 본격 진열돼 있었다.
벽면 곳곳에 뉴이스트와 몬스타엑스가 출연한 방송을 상영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투턱곰과 몬스타엑스가 함께 제작한 쥬얼리 상품들을 출시한 날에는 팬들이 몰려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며 “뉴이스트나 몬스타엑스가 스푼즈, 투턱곰 상품을 들고 출연한 방송이 나간 다음날에는 팬들이 관련 상품을 찾으러 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스푼즈플래그십스토어 내부에 '스푼즈'와 남성 아이돌그룹 뉴이스트가 협업한 제품들이 놓여 있다. |
팬클럽 회원들이 단체로 방문을 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매장 어디에도 엔씨소프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엔씨소프트 게임들과 관련한 소품도 전혀 없었다.
엔씨소프트는 철저히 스푼즈와 투턱곰이라는 캐릭터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길 건너편 라인프렌즈스토어만 하더라도 ‘라인’을, 신촌 넷마블스토어는 ‘넷마블’이라는 회사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손님’들과는 확연히 다른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기존 손님은 ‘리니지’에 몰두하는 30~40대 남성 게임 이용자들을 말한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스푼즈플래그십스토어로 비교적 낯선 10~20대 여성 소비자들과 접점을 이루고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스푼즈와 투턱곰으로 고객의 외연을 넓히는 데 성공할까? 그리고 건너편 라인프렌즈스토어처럼 손님들이 붐비는 상설 매장을 내는 날이 올까?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캐릭터사업은 인지도를 올리는 데 기간을 오래 잡고 진행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