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토스가 증권사 설립 인가를 받을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자본규모 등을 감안하면 이 대표는 미국의 핀테크회사들이 사용하는 소액금융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스의 증권사 설립 인가는 이르면 23일 증권선물거래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가 6월에 핀테크회사에게 증권사 설립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힌 만큼 인가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 대표는 토스증권사의 작은 규모에 맞는 경영전략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 증권사의 자본금 규모는 25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형 증권회사의 1% 수준으로 증권사들이 최근 힘을 쏟고 있는 투자은행(IB)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토스 증권사가 미국 핀테크회사들의 소액금융 전략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2012년에 설립된 미국 핀테크회사 에이콘(Acorns)은 카드결제가 이뤄질 때 남은 잔돈을 알려주고 이를 펀드 등에 투자하는 소액금융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7월 기준으로 토스의 누적 가입자는 1300만 명을 넘어섰다.
토스증권사가 많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소액금융 전략을 활용하면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토스카드’에서 1천 원 미만의 잔돈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저축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토스카드는 토스에 충전한 예치금인 ‘토스머니’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토스머니 잔액이 1천 원 이하면 토스머니가 자동저축계좌에 쌓이게 된다.
이 대표가 증권사를 설립하면 토스머니 자동저축계좌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운용할 수 있다.
종합자산관리계좌는 고객이 예탁한 돈을 증권사가 운용하는 것이 가능한 입출금계좌를 말한다.
토스카드 결제에서 발생한 잔돈을 종합자산관리계좌에 넣어 두고 토스 증권사가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주식중개시장은 치열한 무료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이 거의 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국내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주식 거래량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소액금융은 이 대표가 적은 자본으로 증권사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시각도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주식위탁매매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토스가 주식위탁매매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잔돈투자’로 불리는 소액금융 전략이 사실상 유일한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