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도 이제 로켓배송.’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가 ‘20조 원’ 음식배달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의 시범지역을 빠르게 늘려가며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새로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11일 음식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쿠팡이츠의 파트너 음식점과 배달대행 인력 확보에 들어갔다.
우선 쿠팡은 배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인 ‘쿠리어’에게 법정 최저시급인 8350원을 훌쩍 웃도는 시급을 보장한다.
서울 강남과 관악, 강서, 영등포, 양천구 지역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는 시간대별로 시간당 1만5천 원에서 1만8천 원의 임금을 받는다.
서울 송파, 서초, 강동, 광진, 동작, 마포, 용산, 성동구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수지구 지역 배달 파트너는 1만3천 원에서 1만5천 원 사이의 시급을 준다.
쿠팡이츠 가맹 음식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별도의 앱인 ‘쿠팡이츠 스토어’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가맹 음식점을 모집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음식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는데 이는 가맹점 유치경쟁의 치열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음식배달사업은 쿠팡이 2018년 11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뒤 새롭게 손을 뻗은 영역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음식배달시장에서도 이 말을 실현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로켓배송의 혁신성과 과감한 투자로 국내 e커머스시장 강자로 올라선 쿠팡이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필수적이다.
온라인쇼핑기업들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기세 좋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경기 위축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2016년에서 2018년까지 2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해왔지만 2019년 들어 4월까지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5% 성장하는 데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전체 배달음식시장 규모는 약 20조 원에 이른다.
‘배송강자’ 쿠팡의 눈길이 음식배달로 향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김 대표는 6월12일 쿠팡이츠앱을 내놓고 서울 몇 개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이츠를 알리기 위해 시범기간에 최소 주문금액 제한도, 배달비도 없는 파격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쿠팡이츠앱 상단에 ‘20분 안 배달 예상’ 음식점 목록을 보여주면서 쿠팡이 제일 잘 하고 자신있는 부분인 ‘빠른 배송’을 쿠팡이츠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두 달도 되지 않는 기간에 서울 13~14개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며 “빠른 배송을 중심 전략으로 쿠팡이츠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음식배달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쿠팡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음식배달시장에는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진 압도적 점유율의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국내 음식배달시장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가 각각 55%, 3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