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08-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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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들이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 설립을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들이 벤처투자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이미 은행을 중심으로 벤처투자활동을 벌이고 있어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오른쪽)
11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전업으로 신기술금융업을 하는 벤처투자 자회사 설립을 두고 사업성을 따져보고 있다.
신기술금융업이란 신기술사업자에 투자, 융자, 경영 및 기술의 지도 등을 하거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설립하고 이 조합의 자금을 관리하거나 운영하는 업무를 종합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국내 금융지주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12월 독립 벤처투자 자회사 하나벤처스를 설립해 올해 초 1천억 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며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신한금융지주나 우리금융지주나 NH농협금융지주도 벤처투자 자회사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정부의 3대 경제과제 가운데 하나인 '혁신성장' 기조에 발맞춰 벤처투자 재원을 마련해두고 있지만 좀더 전문적으로 벤처투자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별도의 자회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예대마진을 주요 수입원으로 두고 있는 상업은행이 장기투자 위주인 벤처투자를 활발히 벌이기는 어렵다”며 “펀드 청산하는 기간만 따져봐도 벤처투자 펀드는 최소 8년이 걸리는 만큼 전통 금융회사가 본격적으로 벤처투자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벤처투자 심사역이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보수적 업무환경에 적응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들은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의 설립시기를 놓고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은행이나 증권사, 캐피탈회사 등 계열사를 통해 직접 벤처투자를 벌이고 있는 만큼 별도의 자회사까지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 내에서는 신한캐피탈이 적극적으로 벤처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캐피탈은 최근 벤처투자부를 새로 만들고 신한금융그룹의 GIB(글로벌투자금융)사업부문과 협력을 통해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벤처투자 자회사를 세웠을 때 지주 차원에서 유리한 점이 있을지 스터디 하는 차원”이라고 말을 아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 설립을 두고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스타트업 등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방향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단기간에 벤처투자 자회사를 설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