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현 메지온 대표이사가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 개발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 대표는 2015년 동아쏘시오그룹에서 메지온을 완전히 분리해 독자경영을 시작한지 4년 만에 신약 개발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지온의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3상 초기결과(탑라인)가 7월 말경에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데나필은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는 선천성 단심실증 치료제다.
단심실증이란 심장을 이루는 좌심실과 우심실 가운데 하나가 매우 작은 기형인 병을 말한다.
유데나필은 단심실 환자들의 폰탄수술(우심방~폐동맥 우회술) 뒤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제다. 메지온은 현재 폰탄수술을 받은 12~18세 단심실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박동현 대표는 유데나필의 임상3상이 실패했다는 소문에 곤혹을 치렀다.
박 대표는 6월28일 임상 실패설을 진화하기 위해 긴급설명회를 열어 “유데나필의 임상3상과 관련해 근거 없는 소문이 시장에 퍼졌다”며 “최대한 빨리 자료를 정리하면 7월 말에는 유데나필의 임상3상 초기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임상3상 결과가 의학적으로 100% 성공 가능하다는 데 자신할 수 없다. 그것을 아는 것은 하나님밖에 없다”며 “다만 자료는 제가 아는 선에서 다 공유할테니 시장에 도는 소문은 믿지 말라”고 말하는 등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 대표에게 유네나필의 성공은 중요하다. 유데나필의 임상결과에 따라 메지온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지온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219억 원을 냈다. 2015년 영업손실 24억 원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에 영업손실 규모가 9배 넘게 증가했다. 메지온은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52억 원을 봤다.
사실상 수익을 내는 제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유데나필의 임상3상에 모든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메지온은 최근 주식흐름도 좋지 않다.
주가는 최근 임상3상이 실패했다는 소문 탓에 6월27일, 28일 이틀 연속 20% 이상 빠졌다. 7일 메지온 주가는 9만1천 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4월18일 15만14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떨어졌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지온의 기업가치는 유데나필의 임상3상에 성공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으면 순차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이르면 2020년 2분기에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지온은 당초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로 시작한 바이오기업이다.
박 대표는 2002년 동아제약에서 메지온(당시 동아팜텍)이 분사할 때 대표이사를 맡았고 그 뒤 메지온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2015년 완전한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메지온의 독립경영을 시작한 뒤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하던 유데나필을 단심실증 치료제로 개발하는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발기부전증 치료제의 신약 허가가 지연되자 심장질환 치료제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 것이다.
박 대표는 금융 전문가에서 제약회사 오너로 변신한 인물이다.
박 대표는 예일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월가에서 인수합병 전문가로 일했다. 그가 처음 제약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1999년 동아제약 사외이사가 되면서부터다.
박 대표는 2016년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금융분야에서 돈 버는 게 우선인 일을 했으니 이젠 재미있는 게 우선인 일을 해보자 하고 시작한 것이 신약 개발”이라며 “신약개발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데 늘 새롭고 창조적이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