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들이 연예기획사들에 손을 적극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회사들이 아이돌그룹을 비롯한 연예인들의 지식재산권을 게임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협업하는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회사들이 아이돌그룹을 비롯한 연예인들의 지식재산권을 게임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협업하는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합작품으로 불리는 ‘BTS월드’가 대표적 사례다.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 원을 투자하면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BTS월드에서 이용자는 방탄소년단이 데뷔하기 전인 2012년으로 돌아가 방탄소년단의 매니저가 된다. BTS월드는 아이돌그룹 육성 가상체험게임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BTS월드에 뒤질세라 ‘아이즈원 리멤버즈’도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아이즈원 리멤버즈는 일본 게임회사 10앤츠가 CJENM 산하 레이블 오프더레코드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여성 아이돌그룹 아이즈원의 지식재산권을 제공받아 제작했다.
BTS월드와 마찬가지로 이용자는 게임 속에서 아이즈원의 매니저가 돼 이들을 관리하고 육성한다.
게임회사들이 아이돌그룹을 소재로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산업이 성숙하면서 게임회사들은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PC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게임시장이 재편되면서 게임의 수명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신규 게임이 출시되면 기존 게임 이용자가 우르르 옮겨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이 인기를 끈다. 그렇다고 해서 넷마블이 이 장르게임을 또 출시한다면 새 게임이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게임회사들은 연예인을 소재로 활용해 기존에 게임을 즐기지 않던 계층을 새롭게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BTS월드는 기존 게임산업의 주요 소비자 대신 10~20대 여성 이용자를 흡수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을 두고 높은 소비성향을 보인다.
아이돌그룹 팬들은 팬미팅에 참여하기 위해 음반을 수십 장씩 사들인다. 넷마블과 10앤츠가 연예기획사들과 협업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콘텐츠를 내놓는다면 새로운 매출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BTS월드와 관련해 “팬심을 감안하면 초기 구매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매수준이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 밖에도 게임회사들은 해외에서 영향력 있는 아이돌그룹을 활용해 해외매출을 늘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이즈원도 일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게임회사들이 연예인 지식재산권을 게임에 접목하는 것은 기존에도 있어왔다. 주로 이용자 감소를 막기 위한 특별 콘텐츠로 기획됐다.
여기에 과거 연예기획사들과 협업해 긍정적 지표를 거둔 경험도 협업 수준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연예인 협업’이라고 하면 다수 게임 이용자들은 넥슨의 1인칭 총게임(FPS) ‘서든어택’을 떠올릴 수 있다.
넥슨은 2008년 서든어택에 가수 비(본명 정지훈)씨 캐릭터를 도입한 뒤 지금까지 꾸준히 연예인 캐릭터를 출시하고 있다.
원더걸스와 미쓰에이 수지 등의 캐릭터를 내놓기도 했으며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유행하자 배우 김서형씨, 김보라씨 캐릭터를 만들었다.
엔씨소프트도 2013년 PC온라인게임 ‘아이온’ 안에서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씨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