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올해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기로 하면서 반도체업황 회복이 예상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마이크론의 투자 축소가 실제로 반도체업황 회복에 기여하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5일 "마이크론이 내놓은 반도체 감산계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이라며 "반도체업황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마이크론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들이는 반도체 웨이퍼(원판) 물량을 기존 계획보다 5%씩 줄인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전체 반도체 공급량에서 마이크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해 마이크론의 반도체 생산 감축이 전체 업황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반도체 생산 감축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반도체기업의 실적 전망치는 아직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마이크론의 반도체 생산량 감소가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기업들의 메모리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재고를 소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의 투자 축소로 반도체 가격 하락폭은 줄어들겠지만 올해 하반기까지 평균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도시바메모리 등 세계 주요 메모리반도체기업은 반도체 생산투자를 늦추고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본격적 수급 개선은 내년 상반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기업들이 지금과 같이 공급량을 조절한다면 업황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