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무가 계열사 매각 등을 이끌기 위해 코웨이 비상근이사 후보에서 물러났다고 웅진그룹은 밝혔지만 윤 전무가 코웨이 경영전면에 나서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21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윤 전무가 코웨이 비상근이사 후보를 사임하고 웅진 전무로서 그룹의 계열사 매각작업을 진행하는 데 우선 힘을 쏟는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그룹 계열사 매각 등 큰 현안이 남아 있는 데다 안지용 웅진 기조실장 전무가 코웨이 사내이사에 등재되는 데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라며 “윤 전무가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일찌감치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웨이는 6일 윤 전무를 코웨이 비상근이사 후보에 올리는 안건을 21일 주주총회을 열고 주주들로부터 승인받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21일 코웨이 주주총회가 열리자 윤 전무는 코웨이 비상근이사 후보에서 돌연 사임했다.
윤 전무는 웅진 기획조정실 실장, 웅진씽크빅 대표이사 등을 거쳐 현재 웅진에서 사업운영총괄을 맡고 있다.
윤 전무는 그동안 웅진케미칼과 웅진씽크빅의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면서 웅진케미칼을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웅진씽크빅의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과를 냈다.
윤 전무가 재무관리 전문가로서 솜씨를 발휘해 웅진그룹 계열사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로 막대한 자금을 빌려다 쓴 만큼 비주력계열사 매각작업을 올해 안에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재 매각대상에 오른 계열사는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 등 두 곳인데 매각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에너지는 태양광업황 악화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데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웅진플레이도시도 2014년 이후로 계속 순손실을 내고 있어 인수자를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윤 전무가 코웨이 비상근이사에 선임돼 주목을 받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윤 전무는 형인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이사와 웅진 지분을 각각 14%가량 보유하면서 향후 웅진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꼽힌다.
윤 전무가 이번에 코웨이 비상근이사 후보에 오르면서 윤형덕 대표보다 경영권 승계에서 앞선 게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더욱이 윤 전무가 코웨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새봄 전무는 2016년 웅진씽크빅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이사로서 결격사유가 있다”며 “그런데도 윤 전무를 총수일가라는 이유로 코웨이 이사에 선임한다면 웅진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무는 2016년 1월 웅진씽크빅의 2015년도 영업실적을 놓고 미공개 정보를 보고받은 뒤 그와 아들 명의의 증권계좌로 20억2천만 원가량의 웅진씽크빅 주식을 사들였다.
이 때문에 윤 전무는 2018년 4월 상고심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윤 대표의 집행유예는 2020년 4월 만료된다.
윤 전무가 아직 집행유예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코웨이 경영을 이끈다면 향후 웅진그룹 경영권 승계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윤 전무가 경영 외적 상황에 부담을 느껴 코웨이 비상근이사 후보를 사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