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NH농협은행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은행이 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은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Social Bond)와 환경 개선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투자하는 그린본드(Green Bond)가 결합된 특수목적채권이다.
이 행장은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해 NH농협은행의 농업금융 재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저소득층 농민에게 대출하거나 농촌 일자리 창출사업, 농촌환경 개선사업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업협동조합’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사회적 역할도 강화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사회적 역할 강화는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용적 금융'과도 맞닿아 있다.
이 행장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생산적 분야에 자금 지원을 원활히 하고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건강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한 공적 역할을 분담하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꾸준히 NH농협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 왔다.
NH농협은행은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통해 새 자본 확충 수단과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기관투자자들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에서는 수익성과 더불어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을 지닌 투자자가 많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적 요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를 함께 고려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투자와 같은 책임투자원칙이 확대되고 있다.
지속가능채권에 투자 수요가 많은 만큼 일반 외화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행장이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KEB하나은행 등 국내은행들이 이미 지속가능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1월 KB국민은행은 138개의 해외투자자들로부터 발행 규모의 6.3배 수준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외화 지속가능채권뿐 아니라 원화 지속가능채권도 발행을 늘리고 있다"며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지속가능채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부터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
NH농협은행에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 2018’에 따른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12월 외부 검증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로부터 NH농협은행의 관리체계가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 2018’에 부합한다는 검증보고서도 받았다.
그 결과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 외화 표시 지속가능채권 발행기관으로 등록을 마쳤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외화표시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를 끝내고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발행시기나 발행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