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9-02-18 17: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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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요성에 공감한다. KT의 5G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거나 미국에 초청하겠다.”
팀 쿡 애플 CEO가 1월 다보스포럼에서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과 회동을 한 뒤 한 말이다.
▲ 1월22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IBC 윈터미팅에서 만난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오른쪽)과 팀 쿡(Tim Cook) 애플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T >
황 회장은 당시 5G 통신의 중요성을 적극 설명하며 쿡 CEO의 마음을 움직여 큰 주목을 받았다.
5G가 4차산업혁명 기술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황 회장은 국제행사를 글로벌 인맥을 확보하는 무대로 삼고 KT의 5G 신사업 확대의 기회로 만들고 있다.
18일 KT에 따르면 황 회장은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산업 최대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한다. 1월 다보스포럼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해외출장이다.
황 회장은 이번 MWC 2019에서 ‘5G 현실로 다가오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동시에 KT는 MWC 전시관에서 5G 스카이십(5G Skyship), 5G 리모트 콕핏(5G Remote Cockpit), 5G 팩토리(5G Factory), 5G 인공지능 호텔 로봇(5G AI Hotel Robot) 등 5G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황 회장은 기조연설 뒤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의 전시관을 방문해 글로벌 ICT 트렌드를 확인하고 5G 신사업 아이템 구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주요 글로벌 기업의 CEO와 미팅 활동을 통해 5G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MWC에서 공개할 준비한 것들이 많이 있다”며 “황 회장은 여러 글로벌 기업 CEO들과 잡혀져 있는 미팅들을 통해 KT 새 사업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런 국제행사에서 영향력 있는 리더들과 교류하며 KT의 5G 기술력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KT가 수 년 동안 갈고 닦은 기술들을 한 번에 알릴 좋은 무대이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1월 다보스포럼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서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와 긴밀히 협력해 성공적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KT가 보유한 5G 테스트베드 ‘5G 오픈랩’과 2018년 평창올림픽의 경험으로 일본의 올림픽 준비를 돕겠다는 말이었는데 이는 KT의 5G사업이 도쿄올림픽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황 회장은 2018년 다보스포럼에서는 KT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로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의 시선을 끌어 KT의 감염병 방지 플랫폼의 저변을 넓히는 기회로 삼았다.
황 회장은 슈바프 회장에게 감염병 발생 직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염 이동 경로를 파악해 확산 피해를 막는 ‘글로벌 감염병 프로젝트’ 구상을 들려줬는데 당시 슈바프 회장은 무릎을 치며 “KT 감염병 프로젝트는 엄청난 혁신(이노베이션)”이라고 격찬했다.
이를 바탕으로 KT는 케냐와 가나, 라오스 등으로 감염병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고 황 회장은 슈바프 회장와 친분이 쌓여 2019년 다보스포럼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에 초청위원 자격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연락도 슈바프 회장이 직접 황 회장에게 했다.
황 회장은 1월 다보스포럼 기간에 슈바프 회장의 초청 오찬에 강경화 외무부 장관과 함께 한국 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당시 벨기에 국왕 부부와 같은 테이블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3월 말 한국 방문길에 KT를 꼭 방문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평창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CEO나 로웰 매캐덤 버라이즌 CEO 등 주요 기업의 CEO들을 만날 때마다 평창 방문을 권유하기도 했다. KT가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일 5G 기술을 이들이 직접 보여주는 게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생각에서였다.
KT의 기술력을 향한 자부심이 황 회장의 자신감에 바탕이 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황 회장은 2017년 10월 세계경제포럼(WEF)과 파트너십을 맺은 뒤 “KT가 그저 네트워크를 깔아놓고 돈을 버는 일반 통신회사와 달리 글로벌한 혁신 플랫폼기업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며 “플랫폼이라고 하면 구글과 아마존을 떠올리는데 이들은 기존 인프라를 이용한 소프트웨어(SW) 측면이 강했고 KT는 하드웨어(HW) 기술을 갖고 있으니 훨씬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5G가 대부분 기술의 뿌리가 된다는 점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에 세계 주요 인사와의 회동을 통해 KT의 5G 기술을 널리 알리려 한다”며 “이번 MWC에서도 5G 외교를 펼쳐 신사업 보따리를 챙겨들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