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황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즈베즈다가 한국 조선사 가운데 한 곳을 파트너로 선정해 배를 공동으로 제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현재 노바텍은 주요 선사들과 용선계약 입찰을 진행하는 등 야말 2차프로젝트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바텍이 즈베즈다에 발주를 확정하면 다시 즈베즈다가 파트너 조선사에게 물량 일부를 하청주는 형식으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 조선3사와 중국 조선사들이 즈베즈다로부터 수주를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마 즈베즈다가 올해 안까지 파트너를 정해 내년에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했다.
야말 프로젝트는 러시아와 중국이 합작해 러시아 야말반도 인근에 묻힌 LNG를 개발하는 대단위 국책사업이다. 무려 29조 원가량이 들어갔다.
야말은 러시아 말로 ‘땅끝’을 뜻한다. 야말반도가 시베리아 북쪽 끝단에 있다 보니 겨울만 되면 혹한으로 바다가 얼어붙어 개발이 힘들기 때문에 러시아는 얼음을 깨고 항해할 수 있는 쇄빙 LNG운반선을 발주하고 있다.
쇄빙 LNG운반선은 조선3사에게 놓치기 아까운 일감이다. 척당 3억2천만 달러 수준으로 일반 LNG운반선보다 1억 달러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러시아는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앞으로도 가스 등을 북극항로로 실어나를 선박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조선3사가 최근 몇년 즈베즈다와 부쩍 협력관계를 강화해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가 조선업 발전을 위해 자국 발주 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즈베즈다와 공동제작 등의 형식으로 수주를 노리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6월부터 관계사 현대삼호중공업을 통해 합작회사인 즈베즈다-현대를 세워 운영해왔다. 즈베즈다-현대는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선박 건조에 필요한 설계와 구매, 인력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삼성중공업 역시 2018년 9월 즈베즈다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셔틀탱커(왕복운송전담유조선) 건조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선박의 기술 사양과 디자인도 제공하며 세부 엔지니어링 도면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다만 현재로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야말 2차프로젝트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2014년 진행된 1차 프로젝트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쇄빙LNG운반선 15척 모두를 싹쓸이 했기 때문이다.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쇄빙LNG운반선을 인도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기술력 입증 측면에서도 앞섰다.
같은 설계도를 쓰는 선박을 여러 척 건조할수록 설계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이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도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즈베즈다가 파트너사와 배를 나눠 건조할 것이라는 점은 사실상 확실하다"며 "하지만 물량을 한 조선소에 몰아줄지, 여러 조선소에 분배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