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4일 셀트리온의 해외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국내에 건설되는 3공장 외에 해외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해 저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추진한다.
특히 서 회장은 저가 바이오의약품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중국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 셀트리온, 해외에 24만 리터 공장 짓는다
서정진 회장은 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격을 경쟁해야 하는 제품은 생산원가(코스트)가 낮은 나라로 가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며 "24만 리터 규모의 공장을 해외에 짓는 생산기지 다변화로 시장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4일 3공장을 국내 송도 부지에 12만 리터규모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송도에 5만 리터 규모의 1공장과 9만 리터 규모의 2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재 1공장은 5만 리터 증설공사를 마쳤으며 시험생산(밸리데이션)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수요가 급증하자 2016년 5월 당시 3공장을 12만 리터 규모로 송도에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서 회장은 2017년 9월말 '북핵 위기'를 이유로 3공장을 해외에 짓겠다고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서 회장은 2018년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가격 경쟁력을 목표로 기존 3공장 건설규모를 36만 리터로 3배 늘렸다. 그러나 이후 발표가 두 차례 미뤄지면서 여러 말들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서 회장은 36만 리터의 생산시설 증설계획을 둘로 쪼개 12만 리터는 국내 3공장을 통해서 생산하고 24만 리터는 추후 해외에서 생산하겠다는 '수정안'을 4일 발표한 것이다.
그는 "바이오의약품은 배양이 필요해 생산기지가 오염이 될 수도 있다"며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었지만 한 곳의 오염이 길게 가면 1년까지도 갈 수 있어 36만 리터 정도는 해외에서 짓기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순서가 1공장 5만 리터 증설→해외 위탁생산(CMO) 확대→ 3공장에서 생산→24만 리터 해외공장에서 생산 순이라고 제시했다.
서 히장은 "1공장 증설과 3공장 생산 사이의 갭(차이)을 메우기 위해 8만 리터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고 추가적으로 다른 파트너들과 9만 리터 규모의 위탁생산(CMO)계약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3공장 국내 건설 결정과 관련해 국내의 정치, 경제적 상황과 무관치 않음을 내보였다.
그는 "1차적으로 국내에서 최대한 투자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투자를 하고 가격이 많이 떨어진 제품은 원가를 낮출 필요가 있기 때문에 12만 리터는 국내에서 투자하고 24만은 해외에서 하자고 결론이 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과 우리 회사 현실을 조화롭게 고려해서 가급적이면 서로에게 최대한 효율적 방법이 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24만 리터 규모의 해외공장 건설과 관련해 "원가를 가장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을 고르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몇 개 국가들하고 협의를 했다"며 "우리한테 줄 수 있는 인센티브가 무엇인지 봐서 올해 상반기 안에 협의가 끝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서정진,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시장 공략 의지 보여
서 회장은 해외공장 건설과 관련해 가격 경쟁력을 중요시 하는 이유로 비선진국시장을 꼽았다.
그는 "2017년 지역별 제약바이오시장을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 캐나다, 일본이 66%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국가들의 인구 수 비중은 1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선진국시장 공략을 위해 고가 바이오의약품 외에 저가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투 트랙' 전략도 내놓았다.
서 회장은 "우리는 세계 인구의 16%에게만 우리 제품을 팔고 있고 84%는 우리 바이오의약품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이 OECD국가 등 잘사는 나라에서 쓰이는 것이 그치지 않고 못사는 나라에서도 사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84%의 시장을 여는 첫 시도로 중국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와 협력하면서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결정해야 내년부터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를 개시할 수 있기에 중국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해 올해 상반기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선진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 관건이라고 봤다.
서 회장은 " 허쥬마 같은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덕분에 선진국에서는 전이암을 제외하면 유방암으로 죽는 환자들이 거의 없는데 수천만 원에 이르는 가격이 비선진국시장 진출 과정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인구가 16억 명인데 허쥬마가 보험 적용이 안된다"며 "보험만 적용 가능하게 해주면 중국에서 상당한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중국 보험 재정상 다른 나라 허쥬마 가격으로는 보험 적용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중국에 그냥 우리 제품을 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상황에 맞춰서 가급적 많은 중국인이 효과를 볼 수 있는 가격대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서 회장은 "해외공장은 위탁생산시설로도 활용될 수 있다"며 "중국 합작법인이 공장을 중국에 짓는다면 위탁생산을 위해 기술 이전도 검토하고 있는데 기술 이전은 한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