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아니면 꼴찌.”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지녀야 할 마음가짐으로 가장 중요하게 내 건 어구다.
한 부회장은 2019년을 사업구조의 혁신을 마무리하는 해로 잡고 올해 올레드(OLED) 전환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앞으로 20년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대형 올레드 패널을 시장의 대세로 만들어 수익을 확보하고 중소형 올레드의 원가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사업이 올해 실적에 기여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 패널의 출하량과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부회장은 2017년부터 올레드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LG디스플레이의 현금흐름이 악화하는 상황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올레드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부회장에게 2019년은 이러한 결단의 결과를 받아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올레드사업에서 조금씩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올레드 패널시장 규모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드 TV시장은 LG전자 뿐 아니라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TV 제조기업들이 뛰어들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2018년 11월 올레드 TV 출하량은 34만8천대로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했고 2019년 올레드 TV 출하량은 2018년과 비교해 40%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부터 대형 올레드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늘리는 점도 긍정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에 중국 8세대 올레드 라인 양산에 힘입어 2018년보다 48% 늘어난 474만대 수준의 대형 올레드 패널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까지 대형 올레드 패널 양산 기술력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인 데다 앞으로 경쟁회사와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롤러블 올레드 패널, 투명 올레드 패널 등의 상용화도 앞두고 있어 대형 올레드 패널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한 부회장도 신년사에서 폴더블과 롤러블, 투명 올레드 패널 등 미래 제품을 적기에 선보일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가장 먼저 대형 올레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수율 안정성을 확보한 기업이기 때문에 올레드 TV 수요 증가로 규모의 경제 진입이 가속화하면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올레드사업은 투자 속도를 늦추고 원가 경쟁력과 생산성, 고객사 확보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스마트폰 수요 자체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데다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공급 과잉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어 신규 투자보다 기존 사업의 안정화가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이나 돌돌 마는(롤러블) 스마트폰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시점이 올해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파주 E6 라인의 수율과 가동률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11월 시험 가동을 시작한 E6 라인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애플에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 부회장은 “중소형 올레드는 고객층을 두텁게 하고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