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장을 놓고 대구은행 전·현직 임원 출신들이 경쟁하게 됐다.
대구은행 이사회가 박명흠 전 대구은행 부행장과 김경환 DGB생명 사장을 추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임환오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과 노성석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 등 전직 임원들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 박명흠 전 대구은행 부행장과 김경환 DGB생명 대표이사 사장. |
30일 DGB금융지주에 따르면 'DGB금융지주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대구은행 이사회에 1~2명의 은행장 후보를 내년 1월7일까지 추천하라고 요구했다.
DGB금융지주가 은행장 후보 추천권을 지니는 대신 대구은행 이사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 한 만큼 은행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대구은행 이사회와 갈등을 겪었던 대구은행장 자격요건도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에 담긴 기준보다 낮추면서 상당 부분 대구은행 이사회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3년 이내에 DGB금융그룹에서 퇴직한 임원 또는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 현직 임원을 행장 후보로 결정했다.
대구은행장 자격요건은 기존 ‘금융권 임원 경력 5년 이상’에서 ‘금융권 임원 경력 3년 이상’으로 낮췄다.
지주와 은행의 갈등 때문에 대구은행장 공석사태가 9개월여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대구은행 이사회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받아들여 대구은행 경영 정상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빠르게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별도의 공모 절차를 밟지 않고 직접 후보군을 추리기로 했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박명흠 전 대구은행 부행장과 김경환 DGB생명 사장을 새 행장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행장은 5월에 대구은행장 자리를 놓고 김경룡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과 끝까지 경합을 벌였던 데다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물러난 뒤 9개월여 동안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김경환 사장은 1978년 대구은행에 입사한 뒤 40년 동안 줄곧 은행에서 일한 ‘정통 은행맨’이다. 2018년 1월부터 경영 부진에 빠져있던 DGB생명의 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다만 박 전 부행장과 김 사장은
박인규 전 회장와 가까운 사람으로 평가되는 만큼 지역 여론의 반발이 행장까지는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 전 부행장은
박인규 전 회장과 영남대학교 동문이고 김 사장은
박인규 전 회장과 대구상고 동문이다.
두 사람 모두 ‘
박인규 전 회장체제’에서 중용됐던 인물들로 기존 ‘
박인규 전 회장체제’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대구은행의 대구상고·영남대 출신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기존 ‘
박인규 전 회장체제’와 선을 긋고 그룹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중용되면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
▲ 임환오 전 대구은행 부행장(왼쪽부터)과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 노성석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 |
올해 4월 DGB금융지주 회장 및 대구은행장 선임 공모에 도전장을 냈던 임환오 전 부행장과 노성석 전 지주 부사장, 성무용 전 부행장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018년 2월에 DGB금융지주 회장을 놓고
박인규 전 회장과 경쟁했던 인물들로 그룹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박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뒤 박 전 회장에게 자신사임 등을 요구하다 지난해 말 그룹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행장과 김 사장과 반대로 이들은 대구은행 이사회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이 ‘
박인규 전 회장체제’에 반기를 들었던 만큼 대구은행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대구상고·영남대 출신 인사들이 이들을 탐탐치 않게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DGB금융지주 내부규정에 따라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40일 이내에 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새 대구은행장 최종 후보는 1월 말쯤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