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5-28 16: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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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세가 최근 계속된 외부 충격 탓에 하락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법행위 조사와 관계자 사기 혐의 구속 등 국내외에서 연이은 악재가 쏟아지며 여러 문제점도 노출돼 가상화폐 시세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의견이 엇갈린다.
▲ 비트코인 모형 주화.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4월5일 750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5월6일 1096만 원으로 반짝 반등했으나 5월28일 다시 810만 원까지 떨어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시세는 외부 악재와 호재에 요동치고 있다.
4월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상화폐 거래소 12곳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지적하고 4월5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네스트 대표가 사기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는 등 악재가 펼쳐지자 4월초 비트코인 시세는 계속 하락세에 머물렀다.
5월 초 잠시 상승장을 맞이했을 때에는 몇가지 호재가 있었다.
나스닥 최고경영자는 4월26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앞으로 가상화폐시장이 성숙해지면 나스닥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췄다.
4월30일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가상화폐 불법 거래를 막는 데이터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소식을 알렸고 5월4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가상화폐 선물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 가상화폐 시세가 다시 고꾸라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미국 법무부의 가상화폐 불법행위 조사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투자 거래에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미국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에 스푸핑(Spoofing)과 워시 트레이딩(Wash Trading) 등 불법행위 조사에 들어갔다.
스푸핑이란 주문하기 전에 취소할 의도를 지니고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내는 거래를 말하고 워시 트레이딩이란 1인이 사고파는 거래를 계속해 시장 가격을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서도 11일 검찰의 업비트 압수수색과 14일 한국블록체인거래소(HTS코인)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 3명의 구속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가상화폐 내림세에 영향을 미쳤다.
가상화폐에 아직 상승동력이 남아 있는 만큼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26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뉴스비티씨(NewsBTC)에 따르면 가상화폐 전문가 윌리 우는 “비트코인 시세는 앞으로 5500~5700 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며 “미국 법무부 조사는 단기적으로 시세 조정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건전한 가상화폐시장의 환경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들 가운데 몇 가지 대표 코인만이 살아남아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블록체인 벤처투자가 스펜서 보가트는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2018년에 1만 달러(약 1075만 원)이상으로 올라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펜서는 “비트코인은 대안 금융으로서 가치가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다만 다른 가상화폐들은 실질적 가치 없이 과도하게 생산되고 있는 만큼 거품이 껴있다”고 분석했다.
2일 CNBC에 따르면 영국 IT전문 투자은행인 GP불하운드(GP Bullhound)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가상화폐시장에서 90%에 이르는 가상화폐들이 조정을 경험하면서 매우 소수의 가상화폐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시세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코인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도 모든 가상화폐의 전망이 어둡다는 의견을 내놓은 전문가도 있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1800년대 이후 신종화폐를 출시하려는 시도들이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왔다”며 “비트코인도 그 가운데 하나로 다른 화폐혁신처럼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