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대표회사로서 리스크 관리부서에서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들의 위험관리정책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7월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을 앞두고 25일 각 금융그룹 경영진에게 구체적 개선사항을 내놓았는데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에서는 롯데카드를 집중적으로 꼽았다.
대표회사가 직접적 개선 대상이 된 만큼 김 대표는 다른 계열사들보다 롯데카드 자체의 사업구조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롯데카드의 매출 30% 이상이 롯데마트·백화점 등 계열사로부터 발생하는 점을 들었다.
롯데카드는 2002년 롯데그룹이 인수한 동양카드를 전신으로 하는데 2003년 롯데쇼핑 카드사업부문의 통합과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의 분할합병 뒤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
동양카드는 당시 회원이 30만 명이었고 롯데백화점카드는 6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롯데카드는 사업 초기부터 롯데그룹으로부터 안정적 수익을 올려왔다.
사실상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이나 롯데쇼핑, 롯데마트와 시너지를 염두하고 만들어졌던 카드사인 만큼 김 대표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맞춰 사업구조를 바꿔나가는 데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 제휴사와 사업을 확대해 롯데그룹의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금융당국의 눈에는 속도나 규모가 만족스럽지는 못할 수도 있다.
매각설도 꾸준히 나와 김 대표의 맥을 빠지게 한다.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써봤자 곧 롯데그룹에서 빠져나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의 금융과 산업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 지분을 2019년 10월까지 팔아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93.8%, 롯데캐피탈 지분 25.6% 등을 들고 있다.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들을 매각하는 방안 외에 이들을 일본롯데에 넘기는 방안, 단순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지만 그 어떤 방안도 아직 유력하지는 않다.
롯데카드가 다른 금융그룹 대표회사들과 같은 무게감이 없다는 지적 속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들은 다른 금융계열사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 그룹내 지분 구조, 규모 등에서 뚜렷한 우위의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지분구조에서 롯데지주와 가장 맞닿아 있기 때문에 대표회사 지정된 것이지 다른 측면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자산 규모는 롯데손해보험이 가장 크고 순이익은 롯데캐피탈이 가장 많다.
롯데손해보험은 2017년 말 기준 자산 규모가 12억 8022억 원이고 롯데카드는 11조 6016억 원이다. 롯데캐피탈은 2017년 순이익 1175억 원을 올렸고 롯데해보험은 746억 원, 롯데카드는 469억 원을 거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공정거래법상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것과 계열사 거래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사업구조 해결의 두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압박받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금융그룹 감독이 강도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