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04-16 17: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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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 은행장으로서 할 수 있는 권한만 행사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1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행장의 업무방해 혐의 2차 공판에서 이 전 행장의 변호사는 “이 전 행장은 우리은행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누구를 1차 면접을 보게 할지, 누구를 2차 면접을 보게 할지 정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며 “본인의 업무를 했을 뿐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행장은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은행 내부인사의 친인척, VIP 고객 등 자녀 37명을 정리한 ‘청탁명부’를 만들고 명단에 있는 지원자를 우리은행 신입직원으로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의 변호사는 “성적뿐 아니라 출신 학교·지역 안배, 회사에 이익이 될 사람의 추천 등 다른 요소들을 채용절차에 고려한 것”이라며 “이 전 행장은 면접기회를 더 주라고 했을 뿐 면접관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면접관이 알아야할 내용을 속이지 않았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행장은 변호사의 발언이 끝난 뒤 “의견이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은행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은행 인사담당자 4명 등도 혐의를 부인했다.
남 전 부행장과 인사담장자 4명은 이 전 행장의 지시에 따라 청탁받은 지원자를 합격시켜 우리은행의 인사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들은 “이 전 행장은 그의 이익이 아닌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인사를 추천했던 것”이라며 “우리은행은 원칙적으로 사기업이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및 기타 공기업과 채용과정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불합격자를 합격시켰다는 검찰의 의견을 놓고 “지원자들은 서류전형 불합격권에 있었을 뿐 불합격자는 아니었다”며 “서류나 점수조작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행장 등은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 합격자 명단을 보고받은 뒤 인사청탁이 있었던 지원자가 불합격 처리돼있으면 이름 위에 ‘합격점’을 찍어 인사담당자에게 내려보냈다.
인사담당자는 ‘합격점’이 찍혀있는 지원자를 합격처리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에 합격권에 있던 지원자가 불합격 처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