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 승인을 놓고 심사를 미루는 데는 현지 전자업체인 화웨이와 레노버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27일 "도시바가 중국 당국의 반독점규제 심사에 발목을 잡혀 반도체사업 매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만 약 4개월째 심사가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
닛케이는 중국이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을 승인하지 않는 데 현지 제조사인 화웨이와 레노버가 심사 과정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점이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3위 업체, 레노버는 전 세계 PC 1위 업체로 중국에서 가장 많은 반도체를 소비하는 고객사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이전부터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 참여가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승인 심사를 미루고 있다고 파악했다.
화웨이와 레노버가 반도체 가격 협상에 불리해질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 당국의 인수 심사 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닛케이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주도하는 베인캐피털이 중국 제조사들과 메모리반도체 공급량 및 가격을 놓고 계속 협상을 벌이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베인캐피털과 애플, SK하이닉스 등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닛케이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자국 반도체산업을 키우며 해외 기업들을 견제하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도시바가 4월부터 매각 계약을 지킬 의무에서 자유로워져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도 계속 나온다.
닛케이는 "도시바는 과거와 달리 반도체사업 매각이 생존에 필수조건이 아니다"며 "매각이 지연될수록 이를 철회하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는 중국 당국이 심사에 더 까다롭게 구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