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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이란이 '기회의 땅' 될 날만 손꼽아 기다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2-28 16: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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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이 언제쯤 이란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다시 제재할 수 있다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플랜트사업의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림산업, 이란이 '기회의 땅' 될 날만 손꼽아 기다려
▲ 이해욱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신규 수주를 따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이 2016년 초에 경제제재 조치에서 풀리면서 대림산업은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국내 대형건설사로 꼽혔다.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많은 공사를 진행했을뿐 아니라 경제제재 조치가 시작된 이후에도 현지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발주처와 계속 신뢰를 다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이 흐른 현재까지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기대했던 만큼 일감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수주한 사업은 2017년 3월 본계약을 체결한 2조2334억 원 규모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추가설비 설치 프로젝트뿐이다.

박티아리 수력발전 프로젝트와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사업 등도 수주가 유력한 공사로 거론됐지만 현재까지 EPC(설계, 자재구매, 시공) 가계약만 맺었을뿐 본계약 체결은 하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이란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기업의 투자 움직임이 위축된 탓에 대림산업의 수주환경이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을 포함해 유럽 주요 나라들과 체결한 핵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 협정은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국가들이 이란의 경제조치를 해제하면서 맺어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비판하며 핵협정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핵협정을 파기하면 다시 경제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2월 초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때문에 핵협정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란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상황이 지속되면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장기간 수주에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2017년 한 해 동안 해외수주 전략을 이란에 집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상 관련 강경발언으로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이란에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기회의 땅에서 양날의 칼로 바뀐 이란시장이 대림산업으로서는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와 대림산업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6건 정도로 파악된다.

박티아리 수력발전 프로젝트와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사업 이외에도 시라프 콘덴세이트 정유공장(30억 달러), 천연가스 추출·정제시설 건설사업(9억 달러), 폴리프로필렌공장 건설사업(5억 달러), 베헤쉬트아바드 댐 및 도수로 건설사업(27억 달러) 등이다.

대림산업은 플랜트사업부문에서 일감을 확보하는데 고전해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데 이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한동안 부진에서 탈출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산업은 플랜트부문 수주잔고 급감에 따라 최근 일주일 동안 플랜트사업본부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휴직 동의신청서를 받았다. 플랜트부문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조8695억 원으로 2016년 말보다 45% 급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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