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바이오제약이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로 성과를 본격적으로 거두고 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이사는 수익도 내고 차세대 기술도 확보하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이 ‘스마트엑스’와 ‘셀블룸’ 등 줄기세포 관련 제품들에 힘입어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754억 원, 영업이익 116억 원을 올렸다. 2016년 매출이 874억 원, 영업이익이 106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스마트엑스는 인체의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의료기기다. 일회용이라 초기 설치비용이 2억 원 정도 드는 기존 줄기세포 추출 방식보다 저렴하고 편리하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의료기기 등록을 마쳤고 중국과 일본 등에서 수출계약도 맺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화장품 ‘셀블룸’도 선보였다. 지난해 중국에서 50억 원 규모의 셀블룸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피부과 의약품을 개발하다 보니 줄기세포도 관심을 쏟게 됐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스마트엑스는 추출을 넘어 주입 등 줄기세포 치료 전 과정에 걸쳐 세트를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수익성이 높지만 실패 가능성도 높은 ‘도박’ 같은 바이오신약보다 줄기세포 기술로 지금과 같은 수익을 내면서 장기적으로 성장한다는 방향을 잡았다.
그는 최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국내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회사의 대부분은 적자에 허덕이며 불확실한 미래에만 매달려 있다”며 “결국엔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엑스는 조 대표의 뜻이 반영된 제품이다. 약사법이 관할하는 신약은 판매될 때까지 10년 이상이 걸리지만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 의료기기는 상대적으로 판매까지 기간이 짧다.
조 대표는 스마트엑스 개발에 들어간 뒤 5년 만에 출시했다. 개발에 3년, 허가에 2년이 걸렸다. 추출한 줄기세포를 자가면역질환 등 난치병 치료 목적으로 다시 환자에 주입하는 기술의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조 대표는 스마트엑스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화장품에 적용한 셀블룸도 선보였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현재 피부과 처방액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장품사업에서도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3D줄기세포 배양기술을 개발해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평면에서 배양하는 방식과 달리 입체적으로 배양해 영양분 생산의 효율을 높였다. 덕분에 영양분의 함량에 비해 화장품 가격이 저렴하다. 줄기세포 배양 과정에서 신체에 필요한 여러 영양분이 생산된다.
조 대표가 수익성을 강조한 덕에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15.4%에 이른다. 국내 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7% 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를 넘는 셈이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연구개발 비용도 매년 5~6%씩 꾸준히 쓰고 있고 13일 상장하며 받은 투자금도 반은 시설에, 반은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며 “수익도 없이 무리하게 연구개발에 빠지기보다는 수익도 내면서 기술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66년 조동섭 동구제약(현 동구바이오제약) 창업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포기하고 1992년 어머니 이경옥 동구제약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었다.
2005년 어머니를 이어 동구제약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4년 바이오벤처 노바셀테크놀로지를 인수한 뒤 동구바이오제약으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