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과점주주가 우리은행 계파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새 은행장을 외부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있는 외부인사가 많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주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행장 자격요건을 결정하기로 하는 등 행장 선임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과점주주 5곳이 추천한 사외이사인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소장과 박상용 연세대 교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톈즈핑 중국 베이징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로 꾸려졌다.
이광구 행장은 선임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임추위는 예금보험공사가 올해 초와 같이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관치금융’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우리은행 경영정상화를 맡을 적임자를 찾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불거진 채용비리 의혹과 계파갈등 등으로 조직을 쇄신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행장이 절실해진 만큼 내부인사뿐 아니라 외부인사도 살펴보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사이의 갈등이 채용비리 의혹과 이에 따른 이 행장의 사퇴 과정에서도 작용한 만큼 내부인사들만으로 자격조건을 제한하면 내부갈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내부인사 가운데 행장 후보로 꼽히는 임원들은 모두 상업은행 또는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양쪽을 모두 아우르기 쉽지 않다.
행장 선임과정에서 잡음이 외부에 드러날 경우 예보가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해 반대의사를 내놓는 등 정부의 입김이 개입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외부인사로 눈을 돌리는 쪽에 힘을 실어준다.
임추위는 외부인사로 행장자격을 넓힐 경우 공모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헤드헌팅업체들의 추천 등을 통해 후보군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로 진행할 경우 정관계 인사들이 지원하면 ‘관치금융’ 부담이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임추위가 자체적으로 후보군을 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이 사퇴한 직후부터 이미 여러 외부인사들이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면면을 살펴보면 신상훈 전 사장과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최근 굵직한 금융권 인사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들이다.
문제는 외부인사 가운데 우리은행의 과점주주체제 등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인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신 전 사장의 경우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는 만큼 내부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신 전 사장이 행장후보에 오를 경우 임추위 위원에서 물러나야하기 때문에 행장 선임과정에서 임추위 구성이 바뀔 뿐 아니라 과점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이 행장 선임에 영향을 끼치기 어려워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점주주들이 적임자로 생각하는 외부인사를 찾기 쉽지않은 상황”이라며 “우리은행 노조가 내부인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점도 외부인사로 행장 자격을 넓히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