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5-04-17 16: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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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자산관리 성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자산관리(AM, Asset Mangement) 부문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김성환 사장에게는 한국투자증권을 글로벌 유수의 투자은행(IB)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증권사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이 있다. AM부문은 김 사장이 꿈을 현실로 바꿔 나가는 과정의 밑바탕이 되는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1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AM부문 자산은 연말 90조 원에 육박하고 내년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AM은 개인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사업으로 고객에게 펀드와 채권, 파생, 대체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사업을 말한다.
한국투자증권의 현재 AM부문 자산은 75조 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67조7천억 원에서 4개월도 채 안 돼 10% 가량 늘었다.
지난해 1년 동안 14조 원(27%) 정도 자산이 불어났는데 올해 들어 더욱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AM부문은 김성환 사장이 2019년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은 뒤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투자증권 AM부문 자산은 2019년 20조 원대에 그쳤으나 김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돼 개인고객그룹장을 떠난 2023년 말에는 50조 원대로 불어났다.
김 사장은 개인고객그룹장 당시 AM부문 확대를 위해 자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성과지표(KPI)를 조정하고 개인 중심의 영업방식 대신 IB(투자은행)부문에서 착안한 팀 단위 조직을 꾸려 성과를 냈다.
기대 수익률이 높고 안정성을 지닌 해외 금융사의 좋은 상품들을 적극 유치해 판매한 점도 AM부문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향후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 역시 AM부문 자산 확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종합투자계좌는 증권사가 고객의 예탁금을 기업금융에 투자해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1호 종합투자계좌 증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AM부문 자산은 2024년 들어 지금까지 한 달 평균 1조5천억 원씩 늘고 있다. 지금 속도면 내년 100조 원이 넘고 2029년이면 200조 원도 가능한 셈이다.
AM부문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톱티어 증권사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서 단단한 밑바탕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M부문은 증권사 사업 자산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AM부문은 증시 흐름에 따라 밀물과 썰물처럼 움직이는 투자 자금과 달리 한 번 들어오면 잘 빠져나가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영해도 매년 복리 형태로 이자가 붙어 스스로 불어나는 스노우볼 효과도 있다.
AM부문에서 매년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브로커리지와 IB, 세일즈앤트레이딩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한국투자증권은 4월부터 본사 앞에 가로 30m·세로 10m 규모의 대형 미디어월을 설치해 시장시황과 광고영상 등을 송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 사장이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화는 압도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라며 “아시아를 넘어 미국, 영국과 같은 선진금융시장까지 글로벌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해외에서 좋은 상품과 딜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30년까지 현재 15% 수준인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수익 비중을 3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사장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차별화’다.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확보해야 경쟁 과정에서 생존을 넘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사업모델의 차별화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의 차별화 △고객 관리의 차별화 △영업지원의 차별화 등 4가지 차별화 지점을 짚으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차별성은 다른 대상과 구분되는 고유한 특징이나 속성”이라며 “경쟁자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사업모델 개선을 넘어 창의적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