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NH투자증권이 '파두 사태'로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검사 출신 사외이사를 재기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과거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책임 논란에 휩싸일 때도 검찰 고위직을 거친 인사를 사외이사로 채용한 바 있다.
▲ NH투자증권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진에 검사 출신 인물을 다시 선임했다.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에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를 신규 선임했다.
오 이사는 2013~15년 대구지검장, 2015~16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검사장급) 등을 지낸 검사 출신 인물이다.
NH투자증권 사외이사진 가운데 한 자리는 한동안 검사 출신에게 주어졌다.
NH투자증권은 2017년 3월24일 변찬우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신규선임했다.
변 전 이사는 2013년 울산지검장, 2013~15년 광주지검장, 2015년 대검찰청 강력부장을 지냈다.
변 전 이사는 2019년 3월1일 퇴임했다. 이후 NH투자증권 사외이사진에서 검사 출신은 사라졌다.
그러다 2020년 하반기 옵티머스 사태가 발발했고 그 해 12월9일 NH투자증권은 박민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박 전 이사는 2015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2015~17년 대검찰청 강력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임기는 2022년 3월1일까지였다.
이후 NH투자증권은 2022년 3월23일, 2023년 3월23일에 각각 박 전 이사를 재선임하면서 임기를 1년씩 늘렸다.
박 전 이사의 임기가 최종 만료된 뒤, NH투자증권은 검사 출신 아닌 인물을 사외이사 자리에 앉혔다.
▲ 파두는 상장 이후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
NH투자증권의 사외이사진 추이를 보면, 2023년 박민표·홍은주·박해식·정태용·서정원에서 2024년 민승규·강주영·박해식·정태용·서정원으로 일부 교체가 이뤄졌다.
2024년 새로 합류한 인물 가운데 민 이사는 행정공무원, 강 이사는 교수 출신이다.
지난 1년 간 NH투자증권 사외이사진에서 사라졌던 검사 출신 자리가 오 이사의 선임으로 올해 부활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전문가 영입일 뿐이란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 내부통제 관리가 강화되는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전문가인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을 가진 사외이사 선임이란 시각도 있다.
NH투자증권은 2024년 한 해 동안 파두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파두는 2023년 8월7일 상장했다. 이후 주가는 한동안 등락을 반복했다.
문제는 2023년 11월에 터져나왔다. 금융감독원이 파두의 기업공개 과정에 부실 의혹이 있다며 그 과정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같은 달 법무법인 한누리가 “(2023년)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없다는 사실을 감추고 기업공개를 강행한 파두와 주관증권사(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를 상대로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고 선언했다.
다음 해부터 파두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한누리가 그 해 3월14일 실제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며칠 후 NH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결국 2024년 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 파두 상장 주관에 관련된 NH투자증권 직원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의 기소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