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2월28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 항공뷰.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자율주행 무인 차량호출 서비스인 ‘로보택시’를 6월 텍사스주에 출시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어떤 성적을 거둘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번 텍사스주 시범 출시의 성과에 따라 내년을 목표로 한 '미국 전역 서비스 확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미 시장을 선점한 구글 웨이모 및 우버와 어떤 경쟁 구조를 형성할지도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24일 투자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텍사스주가 로보택시 사업에 안성맞춤인 지역이라 테슬라의 6월 상용화 계획도 이곳에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텍사스주는 테슬라 오스틴 전기차 공장 및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주정부 차원에서 자율주행 기업 지원에 적극적인 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텍사스주가 자율주행 관련 규제에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점은 특히 신규 진입사인 테슬라에 장점으로 꼽힌다.
별도의 자율주행 허가가 불필요해 차량 및 서비스만 갖추면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오스틴시 교통 및 공공사업부는 ”테슬라에 지역 교통정보 및 로보택시 출시 절차를 공유했다“며 ”시장 진출을 노리는 자율주행 기업과 개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계획대로 텍사스주에서 6월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 뒤 서비스 안착에 성공할지 여부는 테슬라 주가에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테슬라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부터 감소함에 따라 로보택시 사업이 확실한 성장 동력이라는 점을 증명할 필요가 커졌다.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과 비교해 1% 가량 줄었다. 올해도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지원 축소 정책과 일론 머스크를 향한 반감으로 감소세를 예상하는 전망이 많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극우 정치인 지지 발언 이후 올해 1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독일 및 프랑스에서 각각 59%와 63% 감소했다.
시장 예측 플랫폼 칼시(Kalshi)는 테슬라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한 35만9천 대의 차량을 출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2024년 10월2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먼로스트리트와 콩그레스 에비뉴 사이 벽화 거리 앞에 웨이모 로보택시가 주차돼 있다. <웨이모 유튜브 영상 갈무리> |
테슬라가 구글 웨이모 및 우버 등과 플랫폼 경쟁에서 승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텍사스주 로보택시 서비스에서 주목할 지점으로 꼽힌다.
웨이모와 우버는 이미 텍사스주 주도인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및 차량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가 이들에게서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가져올지 여부도 다른 지역으로 벌일 로보텍시 경쟁의 전초전이 되는 셈이다.
증권전문지 배런스는 ”자율주행 및 차량호출 사업에 미래를 둘러싼 경쟁이 몇 개월 후에 텍사스 오스틴에서 벌어진다“고 바라봤다.
자율주행 로보택시는 조 달러 단위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다. 미국 전체 자동차가 한 해 동안 주행하는 합산 거리만 4조8280억㎞라 이를 일부만 대체해도 경제성이 높다.
현재 무인 자율주행 택시 시장은 웨이모와 아마존 죽스(Zoox) 등 다수의 업체가 난립하는 형국이다.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차량호출 플랫폼 기업도 자율주행 기업과 협업으로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아직 확실히 주도권을 잡은 기업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초반에 확실하게 주목받는 기업이 앞으로도 승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테슬라는 웨이모나 우버와 달리 자체적으로 다수의 자율주행 차량을 제조하고 운영할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는 이용자 편의성과 같은 측면에서 장점을 가져온다.
아직 별도의 차량호출 모바일앱 등 플랫폼으로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일은 과제이지만 확실한 경쟁력을 쥐고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트럼프 정부에서 연방 규제를 완화해 테슬라 로보택시에 수혜는 사실상 ‘따놓은 당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자율주행 규제를 담당하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1천 명가량의 직원 가운데 4%를 해고했다.
교통당국 인력 해고로 정치적 논란도 불붙고 있지만 일론 머스크의 역할 확대는 테슬라에 확실한 수혜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 지원책을 축소해 차량 판매보다 로보택시 서비스 사업성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분석기관 S&P 글로벌의 모빌리티 전문가 스테파니 브린리는 포브스를 통해 ”미국 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면 판매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종합하면 테슬라에 텍사스주 로보택시 시범 운영은 2026년으로 예정된 미국 전국 서비스 확대를 앞두고 중요한 시험대(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전문지 배런스는 ”투자자는 테슬라가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 또한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갈지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