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이 광고 모델 차은우씨를 출연시키면서 '쏠(SOL)모임통장 서비스' 홍보에 힘을 싣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모임통장은 신한은우와(신한으로와).”
신한은행은 최근 광고모델로 가수 겸 배우 차은우씨를 발탁하면서 첫 광고상품으로 ‘모임통장’을 선택했다. 홍보에 대대적으로 나서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모임통장 경쟁력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금융회사가 신한은행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임통장 강자인 인터넷은행과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이 이미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저축은행도 모임통장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모임통장 시장 경쟁 구도가 더욱 다각화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한은행을 마지막으로 5대 시중은행이 모두 모임통장 상품을 운영하면서다. 신한은행은 11일 ‘쏠(SOL)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임통장은 2명 이상의 고객이 함께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수신 상품을 말한다.
모임통장 시장은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선두에 있는 카카오뱅크의 2024년 말 기준 모임통장 이용자 수는 1130만 명, 모임통장 잔액은 8조4천억 원이다. 2023년 말과 비교해 이용자 수는 15%, 잔액은 33% 늘었다.
저축은행업계도 모임통장 서비스 출시를 준비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모임통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산망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월 말 전산망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르면 3월 서비스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산망 개발이 완료되면 중앙회 전산을 이용하는 67개 저축은행은 물론 개별 전산을 이용하는 나머지 저축은행들도 모임통장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시중은행들의 무기는 서비스 강화다.
가장 최근 모임통장 상품을 출시한 신한은행이 대표적이다.
쏠모임통장 서비스는 신한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모임을 구성하고 모임원(참여자)을 초대할 수 있도록 했다. 모임통장에 가상계좌를 적용해 모임장(총무)을 변경해도 계좌번호 등이 유지된다.
뿐만 아니라 모임장이 아니어도 최대 30만 원을 출금할 수 있는 ‘간편모임출금’, 스토리뱅크 기반 일정·사진 공유 서비스, 거래내역 영수증 첨부 등 기능은 모임통장 서비스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통장이라는 점에서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이다.
돈을 모으는 목적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모임적금’, ‘모임저금통’, ‘모임체크카드’도 함께 준비했다.
서비스 출시 초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도 대대적으로 펼친다.
▲ 신한은행 광고 모델 차은우씨가 '쏠(SOL)모임통장 서비스' 광고 영상에 출연했다. <신한은행 유투브 갈무리> |
3월21일까지 매일 200명을 추첨해 모임지원금 5만 원을 주는 것은 물론 모임통장 서비스 가입자 선착순 3만 명에게는 광고 모델 차은우씨의 ‘쏠모임 이모티콘’을 증정한다.
우리은행의 모임통장도 기존 내역을 유지하면서 모임장 변경이 가능한 점과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등 편의성과 관련된 특징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2024년 9월 최고 2.0%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KB모임금고’를 도입해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도 했다. KB모임금고는 ‘KB모임통장서비스’를 가입한 고객이 모임의 여유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모임통장 상품 경쟁력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모임통장이 저원가성 예금 확보 수단이라는 점이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시기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모임통장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저원가성 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과 같이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예금 상품을 말한다. 모임통장은 대부분 수시입출금 통장 형태로, 기본금리는 연 0.1% 수준이다.
은행 관점에서는 적금 등과 비교해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도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모임통장이 가지는 신규 고객 유치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모임통장은 고객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수단”이라며 “모임관리 기능 등 편의성 제고에 집중하면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저축은행업계는 고객과 접점을 늘리는 수단으로서 모임통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바라본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모임통장은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고객 유입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며 “수익성보다는 저축은행의 고객 기반 확장 측면에서 더욱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