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오른쪽)가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이 자리에서 카카오와 오픈AI의 전략적 제휴를 기쁜 마음으로 공유한다. 이번 협업은 카카오가 국내에서 가장 앞선 기술 환경을 확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 체결에 대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국내 기업이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력은 AI 모델을 서비스에 최적화하려는 카카오와 해외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오픈AI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성사됐다. 두 기업은 지난해 9월부터 꾸준한 논의를 거쳐 협력을 결정했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가 이미 국내에서 탄탄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보한 만큼 AI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술 생태계”라며 “다른 기업들이 모델 성능에 집중할 때 우리는 어떻게 서비스에 필요한 최고의 모델을 확보하고 이를 서비스에 활용해 최적의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정신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카카오의 장점을 살려 AI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외부 AI 모델을 적극 활용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공개했는데, 이번 오픈AI와 협력으로 이 같은 기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어 “오픈AI는 카카오가 오래 쌓아온 서비스 역량과 카카오 서비스의 개발진행 속도에 맞춰 최적화된 AI 기술을 서비스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파트너사”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깜짝 등장했다.
카카오의 브랜드컬러인 노란색 양말을 신고 무대에 오른 올트먼 CEO는 “카카오를 항상 좋아했다”며 “우리는 같은 AI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나나 등 주요 서비스에 오픈AI 기술을 활용한다. 두 기업은 나아가 공동상품 개발도 계획 중이다.
이날 행사에서 공동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현재 사용자들의 요구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단계로 전해졌다.
이번 제휴는 지분 확보나 합작 법인설립 수준의 협력은 아니다. 두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사례를 꾸준히 늘린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협력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공동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재무적 자본은 물론 인력 자체를 오픈AI와 카카오 팀이 함께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신아 대표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그간 카카오는 국내 경쟁사와 비교해도 AI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이 뚜렷하지 않으며, 행보가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이번 협력을 계기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경쟁력을 재평가받을 기회를 노린다.
가장 먼저 공개될 AI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기술자 컨퍼런스에서 정 대표가 소개한 ‘카나나’로 비공개테스트(CBT)를 거쳐 올해 중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오픈AI와 협력해 AI 기반 서비스를 추가로 공개한다.
정 대표는 “카나나 출시는 올해 안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높은 수준으로 내야한다는 것 때문에 수정할 부분도 많다”며 “올해는 B2C로써 사용자 일상에 스며드는 서비스를 여러 개 만들고 빠르게 개발속도를 올리는 등 변화의 시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의 ‘딥시크’ 출시 등 기존 강자 오픈AI에 대한 추격이 거센 가운데 발표된 동맹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오픈AI가 국내 주요 기업과 협력해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올트먼 CEO는 “오픈AI의 목표는 AI 장점을 모두에게 전달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모델 연구뿐 아니라 좋은 제품도 필요하다”며 카카오와 다양한 공동상품을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