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장고 안에 맥주 상품이 가득 들어차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온상승과 이상기후 등에 일부 보리종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점차 맥주 맛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변화가 최근 들어 세계 시민들이 가장 많이 사랑하는 주류인 맥주의 맛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BBC가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맥주 맛은 원료가 되는 보리와 홉으로 결정된다. 여기서 홉은 다양한 맛과 향을 가미하기 위한 재료로 보리보다 맥주 맛을 크게 좌우한다.
홉 가운데서도 맛을 낼 때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것은 '노블 홉'이라 부른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노블 홉의 생산량과 품질을 보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체코 과학 아케데미 글로벌 변화 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세계 노블 홉 생산량은 1970년대와 비교해 약 20% 감소했다.
여기에 노블 홉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알파산' 함량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2050년에는 현재와 비교해 약 3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온상승으로 노블 홉 주요 생산지의 생육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블 홉은 대부분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등 비교적 한랭한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2018년 기준 해당 국가들의 연간 노블 홉 농사 가능 일수는 1970년대와 비교해 13일 감소했다.
글로벌 변화 연구소는 기온상승이 현 추세대로 이어진다면 2050년 기준 노블 홉 생산량은 2018년 대비 최대 18.4%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노블 홉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에 대응해 다른 홉들을 섞어 쓰는 맥주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 예로 미국 포틀랜드에 위치한 맥주 생산업체 '홉스워크 도심 양조장'은 BBC에 자사 맥주에는 서로 다른 홉 품종이 다섯 종까지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에팅거 홉스워크 도심 양조장 창립자는 BBC 인터뷰에서 "개별 홉 종들의 생산량 변화를 예측하고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미국에서는 현재 물 부족으로 홉 수확량이 낮아져 가격이 오르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