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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볼트 파산 위기 "현금만 말라 간다", K-배터리 기업에도 손 내밀까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1-23 15: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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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볼트 파산 위기 "현금만 말라 간다", K-배터리 기업에도 손 내밀까
▲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위치한 노스볼트 공장에서 2022년 2월23일 한 직원이 각형 배터리를 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파산 위기에 내몰린 유럽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신규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보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노스볼트가 배터리 경쟁사인 중국 CATL에 투자를 권유했다는 관측이 있었는데 유럽을 텃밭 삼고 있는 한국 K배터리 3사에게도 손길을 내밀지 관심이 모인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노스볼트는 자금을 대려고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어 현금만 말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 정부와 전기차 기업의 합작 투자로 설립된 노스볼트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파산 신청서를 접수했다. 파산 법원의 감독 아래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 회생을 꾀하려는 움직임이다. 

이후 배터리 제조를 제외한 비핵심 사업 지분을 정리하며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채 규모만 58억4천만 달러(약 8조3900억 원)에 달해 다수 투자자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규 투자에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위기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스볼트가 배터리 기술을 지원할 파트너 없이는 투자를 끌어모으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노스볼트는 그동안 기술력 부족으로 제조 수율(양품 비율)이 낮아 고객사에 배터리 공급이 지연돼 왔다. 이를 보완해야 신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일단 중국 CATL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쩡위췬 CATL 회장이 직접 “노스볼트와 협업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부인해 사실상 노스볼트가 내민 손을 뿌리쳤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나 스웨덴 정부도 노스볼트와 중국 기업의 협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 등은 전기차 공급망 독립 목적으로 노스볼트를 지원해 왔다. 

유럽연합과 중국이 전기차를 비롯한 각종 품목에 서로 관세를 책정하며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중국 배터리 업체와 노스볼트 사이 협업을 가로막을 장애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배터리 업체의 유럽 투자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라고 전했다.
 
노스볼트 파산 위기 "현금만 말라 간다", K-배터리 기업에도 손 내밀까
▲ 헝가리 괴드(Göd)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제조 공장에서 한 직원이 각형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 삼성SDI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이에 노스볼트가 한국 배터리 3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노스볼트의 피터 칼슨 전 최고경영자(CEO)는 “파산 위기 극복을 위해 아시아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모두 폴란드나 헝가리 등 유럽 현지에 배터리 생산 거점을 두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노스볼트와 협력이 용이하다. 
 
K배터리 3사는 노스볼트와 협업으로 폴크스바겐이나 볼보와 같은 유럽 고객사 기반을 넓힐 수도 있다. 노스볼트 파산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글로벌 배터리 상위권 기업 가운데 다른 아시아 업체인 일본 파나소닉이 유럽에 생산 공장이 없다는 점도 K배터리 기업의 몸값을 올리는 요소가 됐다.

다만 한국 배터리 3사도 최근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만큼 노스볼트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은 크지 않다. 

노스볼트가 수주했던 배터리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한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에 큰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노스볼트 상황을 주시하고는 있다”면서도 “당장은 확장보다 내실을 다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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