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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올해 국내서 24조 투자 '역대 최대', 정의선 내연-전기 풀라인업과 자율주행 강화로 위기 돌파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1-09 17: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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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올해 국내서 24조 투자 '역대 최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81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내연-전기 풀라인업과 자율주행 강화로 위기 돌파
▲ 현대차그룹이 올해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가운데 정의선 회장은 이를 계기로 세계 전기차 선도업체들이 갖추지 못한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풀라인업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자동차 업계 위기 속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 등 전기차 업체들이 갖지 못한 가솔린-하이브리드-전기차 풀라인업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뒤진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강화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9일 올해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3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19%, 금액으로는 3조9천억 원 늘린 규모다.

그룹은 올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소비자 우위 시장의 도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신흥 경쟁사들의 기술 발전 등으로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과 테슬라, BYD가 주도하는 전기차 가격 경쟁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비용절감 압박 강도를 높이며, 세계 자동차 업계 전반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룹이 국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속적이고 안정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정 회장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도 전기차 수요 둔화 조짐 속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데 비해 기존 투자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그는 지난 6일 그룹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을 향해 "(위기 속) 잘 버티자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중장기 투자 방향성에 따라 차세대 제품 개발, 핵심 신기술 선점,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올해 투자를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차그룹 올해 국내서 24조 투자 '역대 최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81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내연-전기 풀라인업과 자율주행 강화로 위기 돌파
▲ 6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정의선 회장이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특히 연구개발(R&D) 투자에 11조 5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번 R&D 투자를 통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전기차 신차 개발 등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그룹은 새 전기차 전용 공장과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의 전기차 혼류생산 등을 통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능력을 경쟁사와 차별화한 강점으로 꼽아왔다. 

지난해부터 현대차와 기아는 세계적 전기차 수요 정체기를 맞아 모든 내연기관차 모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장, 성능을 개선하고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전기차만 만드는 테슬라나 BYD가 따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룹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해 앞선 전기차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더해 기아는 올 하반기 고객 맞춤형 상용 전기차인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현대차는 내년 말 북미와 중국에 EREV를 처음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한다. 

올해 R&D 투자액의 상당 부분은 SDV 기술 개발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SDV는 자동차의 뇌와 신경망과 같은 것으로, 중앙집중형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여기서 작동하는 운영체제(OS),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등으로 구분된다.

세계 자동차 업체 시총 1위 테슬라의 기업가치에서 자율주행 관련 사업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SDV 시장에선 신생 전기차 업체들에 한발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은 자율주행과 관련해 미국 자회사 모셔널을 통해 고비용의 라이다와 HD맵을 활용하는 방식, 그룹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포티투닷을 통해 내비게이션 수준의 SD맵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방식을 활용한 투트랙 개발 전략을 펼쳐왔다. 

그룹은 당초 라이다를 활용한 방식에 집중하다 최근 카메라 센서만을 활용해 자율주행차 인지-판단-제어를 일괄 수행하는 '엔드-투-엔드' 기술 방식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테슬라와 비슷한 방식으로 선회한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에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측근으로 합류하면서 미국 자율주행차 규제가 완화되고, 관련 기술 발전이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회장으로선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투자 시계를 앞당겨 맞춰야할 상황이 된 것이다. 

그룹은 SDV 분야에서 2026년 하반기까지 차량용 고성능 컴퓨터 기반의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소량 생산해서 검증하는 차량) 개발을 완료하고, 보다 빠르고 안정적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능을 구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룹은 R&D 투자 외 경상 투자 12조 원은 국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전략투자 8천억 원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AI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가 워낙 침체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에선 자율주행에 관한 규제 완화를 통해 기술 개발을 좀 더 앞당길 것이란 발표가 있었다"며 "현대차그룹이 올해 국내 역대 최대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자율주행 분야 기술개발 투자가 절실해진 것도 있지만, 국내 침체된 경기 부양에도 일조하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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