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내년부터 브로드컴을 비롯한 경쟁사와 본격적 대결 구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데이터서버 홍보용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경쟁사와 본격적 대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인공지능 추론 분야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브로드컴은 빅테크 기업과 협력으로 반도체 기술을 인정받으며 위협적 상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30일 “엔비디아 매출과 주가는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대부분의 기업이 꿈으로만 여길 만한 수준의 강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빅테크를 비롯한 IT 고객사의 인공지능 데이터서버 구축에 필수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반도체 시장에서 80~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일한 경쟁사로 꼽히는 AMD는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따라잡는 데 한계를 맞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엔비디아가 내년부터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하면 더욱 강력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브로드컴이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빠르게 입지를 키우며 엔비디아에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브로드컴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자체 설계 인공지능 반도체를 상용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들 업체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가격 인상과 공급 부족에 대응해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브로드컴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 반도체의 필요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고성능 GPU는 주로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활용되는 반면 관련 서비스를 실제로 구동하는 데 필요한 추론 과정에는 이처럼 우수한 사양의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마이아100' 참고용 이미지. |
야후파이낸스는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처럼 엔비디아 반도체를 대량으로 구매할 필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는 GPU 기반 반도체가 인공지능 학습뿐 아니라 추론에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강조하며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빅테크를 포함한 고객사들이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이 GPU 이외 제품으로 넘어간다면 엔비디아 실적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구글은 브로드컴의 기술을 활용해 자체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최적화한 AI 추론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더구나 브로드컴의 맞춤형 반도체(ASIC) 기술은 빅테크 기업들이 각자 필요에 따라 최적화된 형태로 설계하고 상용화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결국 엔비디아가 내년부터 치열한 경쟁 환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체제가 마무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조사기관 퓨처럼그룹은 야후파이낸스에 “엔비디아는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모두 갖추고 있다”며 이는 경쟁자 AMD가 선보이는 GPU 제품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그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엔비디아가 여전히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