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당분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0일 나오는 미국 엔비디아 실적은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 방향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실적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종뿐 아니라 전력기기 등 국내 성장업종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70%대 중후반을 넘어왔던 매출총이익비율(GPM)이 얼마나 둔화할지, 4분기 실적 목표를 어떻게 제시할지, 인공지능(AI)업황에 대한 젠슨황 최고경영자(CEO)가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등이 주목할 지점으로 꼽힌다.
▲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발표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 넘는다면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미지. <엔비디아>
차세대 인공지능 칩으로 생산이 시작된 블랙웰 수요 동향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 매출이 331억달 러로 직전 분기보다 10%, 1년 전보다 83%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 목표를 366억 달러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5센트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12%,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성장률의 기울기는 낮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7분기 연속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직전분기부터는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지 못하면서 주가가 정체를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국내 증시에는 금리, 환율 등 거시지표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이 메인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이번 실적은 반도체주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엔비디아 실적 등의 변수와 별개로 중장기적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그룹 일가 주식담보비율 하락에 따른 추가 담보 부담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며 “이유가 뭐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고민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는 결국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과 변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2010년 이후 834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한 인텔과 자사주 매입을 거의 하지 않는 TSMC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