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게 되며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 주차장.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 주가가 지금보다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모간스탠리의 전망이 나왔다. 다른 증권사들도 이와 비슷한 긍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로봇 사업에서 실질적 수혜를 이끌 것이라는 예측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인사이더는 13일 모간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수록 테슬라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고 보도했다.
모간스탠리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테슬라 주가가 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2일 종가인 328.64달러 대비 약 52% 상승하는 수치다.
테슬라가 현재 매출의 80% 안팎을 차지하는 전기차 판매를 넘어 인공지능과 재생에너지, 로봇 등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일이 주가 상승에 필수 조건으로 꼽혔다.
모간스탠리는 “테슬라는 여전히 자동차 제조사”라며 “그러나 이를 넘어 다른 사업 영역으로 진출 확대 계획을 실현한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앞으로 수 년 동안 신산업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시장 성장에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이런 분석의 근거로 제시됐다.
일론 머스크가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이런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모간스탠리는 “일론 머스크가 대선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이는 곧 전기차와 로봇, 재생에너지 등에 긍정적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에서 테슬라의 신산업 진출 확대를 사실상 지원하는 정책이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모간스탠리는 이러한 산업 분야가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폭탄 제조계획)’나 고속도로 건설, 아폴로 미션과 같은 중대한 정부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일론 머스크가 이 과정에서 정책 방향성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일론 머스크를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예산 집행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론 머스크가 정부 지출에 어느 정도 결정권을 쥐게 될 수 있어 자신이 경영하는 테슬라 또는 스페이스X에 유리한 방향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모간스탠리는 “일론 머스크는 정치적 ‘아웃사이더’에서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역할로 자리를 잡게 됐다”며 테슬라 주가에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증권사 도이체방크도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자율주행 무인택시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규제 완화나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에 도움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로보택시와 관련해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 또는 가이드라인이 분명하게 마련되지 않은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이를 명확히 하며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캠페인 당시 앞세웠던 공약대로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에 제공되던 미국 정부 보조금을 폐지할 가능성은 악재로 남았다.
하지만 도이체방크는 테슬라가 이미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에 분명하게 앞서나가고 있어 시장 경쟁력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며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면 도이체방크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유일하게 영향력 있는 해외 전기차 제조사로 자리잡은 만큼 미국과 중국 사이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이 미국 경제 정책을 넘어 외교 분야까지 어느 정도 확장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가파르게 상승해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었다.
증권사 웨드부시는 테슬라 시가총액이 12~18개월 안에 2조 달러까지 상승할 잠재력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