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에 이어 애플과 AMD, 빅테크 기업들이 TSMC 첨단 반도체 패키징 수요를 늘리며 투자 확대를 자극하고 있다. TSMC의 CoWoS 반도체 패키징 기술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에 이어 애플도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며 TSMC의 관련 사업에 더욱 중요한 고객사로 떠올랐다.
TSMC는 급증하는 반도체 패키징 수요에 대응하려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에 속도를 내며 파운드리에 이어 패키징 시장에서도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9일 “TSMC가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100억 대만달러(약 4309억 원)를 들여 부지를 확보했다”며 “애플의 수요 증가 전망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최근 대만 이노룩스의 디스플레이 공장을 인수해 반도체 패키징 설비로 전환하는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미국에도 첫 첨단 패키징 시설 구축을 확정했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이러한 공격적 투자 행보가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정도라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TSMC의 첨단 '칩온웨이퍼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징을 활용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주문을 꾸준히 늘리는 데 이어 애플도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 주요 제품에 잇따라 적용해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첨단 패키징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존의 InFo 패키징 대신 고사양 CoWoS 기술을 자체 프로세서에 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지난해부터 주도하던 CoWoS 패키징 공급 부족 현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TSMC의 투자 확대가 다급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TSMC는 올해 CoWoS 생산 능력을 지난해의 두 배 수준까지 키웠지만 여전히 수요 대응에 한계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엔비디아와 애플에 이어 AMD와 메타,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에 고사양 패키징 활용을 필요로 하는 점도 투자 확대를 자극하고 있다.
TSMC가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체계를 구축하면서 자연히 패키징 시장에서도 사실상 고객사 수주를 독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경쟁사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공격적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는 대만에서 다른 디스플레이 공장을 인수해 패키징 설비를 전환하려는 계획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100억 대만달러를 더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년 TSMC의 CoWoS 패키징 공급 능력은 월 8만 장, 2026년에는 14만 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생산량이 월 3만5천~4만 장 수준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하는 수치다.
디지타임스는 “TSMC CoWoS 패키징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첨단 시스템반도체를 하나로 묶어 인공지능 및 슈퍼컴퓨터에 활용하기 적합한 기술”이라며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따라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