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아이폰SE4부터 직접 개발하고 TSMC가 생산한 5G 통신모뎀을 탑재하며 퀄컴과 삼성전자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퀄컴 5G 통신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SE4’가 삼성전자와 퀄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에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제조한 5G 통신반도체를 탑재해 왔는데 아이폰SE4부터 자체 통신모뎀을 널리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7일 대만 중시신문망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초 선보일 아이폰SE4에 처음으로 직접 설계한 5G 통신반도체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모든 아이폰에 적용되는 5G 통신모뎀을 퀄컴 제품에서 자체 설계 반도체로 대체한다는 목표도 추진된다.
애플은 2019년 인텔의 5G 모뎀 사업을 10억 달러(약 1조3453억 원)에 인수한 뒤부터 자체 기술로 통신반도체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통신모뎀 1위 기업인 퀄컴의 기술 우위와 특허 경쟁력에 밀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아이폰을 비롯한 기기에 적용되는 모뎀을 계속 퀄컴에서 사들일 수밖에 없었다.
애플의 5G 통신반도체 개발 일정이 계속 늦춰지며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중시신문망 보도 내용대로 아이폰SE4에 애플 자체 5G 모뎀이 적용된다면 퀄컴에 의존을 낮추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애플이 중저가 모델인 아이폰SE4에 처음으로 직접 설계한 5G 통신반도체를 적용하는 이유는 성능 저하를 포함한 리스크를 우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과거 애플이 LTE 통신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아이폰에 적용한 뒤 통신 품질 논란이 불거져 결국 퀄컴 제품 의존도가 더 높아진 일이 있다.
자연히 애플이 5G 모뎀을 중저가 제품에 먼저 탑재하고 소비자 반응과 실제 성능을 파악한 뒤 다른 모델에도 적용 확대 여부를 검토하게 될 공산이 크다.
중시신문망은 “애플이 이를 계기로 퀄컴에 의존을 낮추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다”며 “퀄컴과 삼성전자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떠오른다”고 보도했다.
퀄컴이 주력으로 공급하는 5G 통신반도체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일부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체 설계한 5G 통신반도체를 TSMC 7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을 두고 있다. 자연히 퀄컴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물량을 잃게 되는 셈이다.
퀄컴이 매년 애플에 공급하는 5G 모뎀은 아이폰 연간 판매량과 같은 2억 대 수준을 넘는다.
만약 애플이 수 년 안에 자체 5G 통신반도체를 모든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제품에 적용한다면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물량을 TSMC에 대거 빼앗기게 된다.
중시신문망은 이런 시나리오에서 삼성전자와 퀄컴이 ‘패배자’로 남게 될 것이라며 애플의 전략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이폰SE4에 탑재될 애플 자체 5G 통신반도체가 과거 LTE 모뎀과 같이 소비자들에 부정적 반응을 얻는다면 퀄컴과 삼성전자를 향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애플은 2025년 상반기에 아이폰SE4를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모델과 달리 홈버튼을 없애고 올레드(OLED)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