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2030년에는 대만 전체 전력 발전량의 24%를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TSMC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TSMC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발전이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져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의 분석이 나왔다.
대만의 전기요금 인상도 TSMC 실적에 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4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10월 중순부터 적용되는 대만 전기요금 인상안에 따라 TSMC가 지불하는 비용 부담은 연간 112억 대만달러(약 4663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정부는 4월에 전기요금을 25% 높인 데 이어 이번에 14% 추가 인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TSMC의 연간 전기요금은 모두 289억 대만달러(약 1조2천억 원) 증가하게 됐다.
그러나 경제일보는 TSMC에 적용되는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4.29대만달러(약 179원)로 한국의 상반기 산업용 전기요금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만 정부는 전력 수요 증가와 국영기업인 대만전력공사의 적자 확대에 대응해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이는 자연히 대만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TSMC에 큰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과 산업에는 더 높은 요금 인상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S&P글로벌은 TSMC의 전력 수요 증가가 일시적 비용 부담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바라봤다.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등 첨단 기술 발전이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전기 요금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P글로벌은 TSMC가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때 쓰는 전력량이 10나노 공정 대비 약 2배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현재 TSMC가 대만 전체 전력 공급량의 약 8%를 사용하고 있는데 2030년에는 24%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에서 운영되는 TSMC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 증가 및 기술 고도화가 전력 수요를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S&P글로벌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른 TSMC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증설도 전력 사용량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대만 정부는 전력 공급량을 늘리는 데 한계를 맞고 있어 TSMC의 전력 수요 증가가 점차 신용등급에 리스크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S&P글로벌은 “대만은 가정용 전력 사용량 감소에도 TSMC의 수요 증가에 영향을 받아 예비 전력량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분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