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가동률이 연말까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가 3나노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대만 제18 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애플과 퀄컴, 미디어텍 등 스마트폰 프로세서 설계업체가 성수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까지 3나노 고객사로 합류하며 공급 부족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TSMC가 국내외 설비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만 경제일보는 9일 “애플 아이폰16 출시는 TSMC 파운드리 성장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3나노 미세공정이 전성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SMC 3나노 파운드리는 대부분의 물량이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용 프로세서 위탁생산에만 쓰였는데 올해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여러 고객사 주문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될 퀄컴 최신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 4세대와 대만 미디어텍 ‘디멘시티9400’ 제품이 모두 TSMC 3나노 기술로 생산된다.
이러한 제품은 모두 기존 프로세서 대비 성능 개선폭이 크고 인공지능 연산 기능도 강화되며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일보는 TSMC의 올해 매출 증가율이 3나노 수주 효과에 힘입어 31~34%에 이르며 기존 시장 예상치인 26~29%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년에는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업체 엔비디아와 AMD도 3나노 고객사 대열에 포함된다. 엔비디아 ‘루빈’ 시리즈, AMD ‘MI350’ 등의 양산이 예정되어 있다.
인텔도 최근 자체 파운드리 사업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자체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TSMC 3나노 기술로 위탁생산하는 제품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경제일보는 TSMC 3나노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이미 공급 부족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시설 투자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현재 TSMC 3나노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 능력은 월 8만 장 정도인데 이를 10만 장까지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TSMC의 3나노 반도체 생산 능력은 올해 들어서만 이미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경제일보는 TSMC가 대만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도 각각 3나노 파운드리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생산 능력을 월 13만 장까지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에 신규 공장을 설립할 부지가 부족해지며 기존 5나노 공정을 3나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내고 있는데 이를 고려해도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TSMC가 해외에 설립하는 공장에서 대만과 같은 수준의 반도체 생산 수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그동안 유력했다.
해외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 설비를 운영한 경험이 거의 없고 전문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일보는 TSMC가 내년 상반기 가동을 앞둔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4나노 반도체 생산 수율이 대만 공장과 필적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TSMC가 이에 힘입어 해외 공장에 3나노 파운드리를 도입하는 데도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
경제일보는 “TSMC 3나노 공정은 당분간 실적 증가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설비 가동률이 연말까지 더욱 높아지는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