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가 방산비리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한화테크윈과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등 방산기업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증권가는 방산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의혹들의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주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
|
▲ (왼쪽부터) 신현우 한화테크윈 부사장,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 |
2일 한화테크윈 주가는 전일보다 1800원(3.58%) 내린 4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일에는 무려 21.16%나 급락했는데 이틀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틀 동안 증발한 한화테크윈 시가총액만 8천억 원이 넘는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LIG넥스원 등 다른 방산기업들의 주가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LIG넥스원 주가도 이날 전일보다 각각 5.31%, 6.83% 내렸다.
최순실씨가 방산사업에도 개입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방산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불안감이 가득하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2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최씨의 영향력이 있다고 본다”며 “만약 사드배치에 최씨의 그림자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3년 6개월 동안의 방산비리 문제까지 갈 가능성이 무척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무기 로비스트 린다김씨과 2000년대 이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온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차기전투기(F-X)를 도입하는 사업에서 전투기 기종을 결정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방산사업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최씨가 방산사업에 손을 댔을 것이라는 주장은 아직 의혹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검찰이 최씨를 구속조사하는 과정에서 방산산업 전반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방산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한동안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가 주도하는 국방관련 사업이 당분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방산기업의 성장이 잠시 둔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인 리스크 등 방산주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리스크가 해소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최순실씨와 관련한 방산사업 의혹은 방산기업들이 낸 호재들도 모두 덮어버리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3분기에 지난해보다 83.4% 늘어난 44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IG넥스원도 1일 한국항공우주와 1146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세대전투기(KF-X) 체계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주가는 모두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