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HBM 생산 증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 대만에서 디스플레이 공장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마이크론 D램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이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 이노룩스의 생산공장 인수전에서 TSMC에 밀렸으나 다른 공장을 사들이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을 빠르게 늘려 상위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한 목적이다.
23일 대만 테크뉴스에 따르면 TSMC가 최근 인수를 확정한 이노룩스 5.5세대 디스플레이 공장은 당초 마이크론이 사들일 계획을 두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노룩스는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생산공장 매각을 추진해 왔다. TSMC는 이를 인수한 뒤 엔비디아 제품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게 된다.
테크뉴스는 마이크론이 TSMC와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노룩스의 다른 공장을 사들이기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대만 타이난과 롱탄 지역의 공장에 모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여러 공장을 인수해 반도체 생산 시설로 전환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테크뉴스는 마이크론이 HBM 수요 대응을 위해 대만 내 생산설비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재 마이크론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에 공급을 앞둔 HBM은 내년에 생산 가능한 물량까지 모두 주문을 받아 둔 상태다.
당분간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이크론이 HBM 공급 능력을 최대한 빨리 키워야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대만은 TSMC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설이 위치해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가 사실상 모두 생산되고 있는 국가다. 자연히 마이크론이 HBM 공장을 대만에 신설하는 일이 가장 효율적이다.
다만 테크뉴스는 마이크론이 대만 이외에 일본과 미국에도 HBM 증설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수요 대응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마이크론은 현재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크게 뒤처지는 후발주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 ‘블랙웰’ 시리즈에 적용되는 최신 규격의 HBM3E 개발과 상용화에 앞서 나가며 한국 경쟁사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에 운영되던 공장을 인수해 HBM 생산 설비로 전환하려는 것은 증설 시간을 단축해 점유율 추격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테크뉴스는 이노룩스가 앞으로 대만에서 더 많은 공장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