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2024년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분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2분기 실적으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설비투자 감소와 마케팅비 안정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5G 성장 정체와 고정비 부담 증가로 실적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 3사는 모두 인공지능(AI) 등 탈통신을 가속화해 성장 정체를 벗어나려 하고 있지만, AI 서비스를 수익화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6일 SK텔레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7일에는 LG유플러스, 9일에는 KT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통신 3사의 2024년 2분기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3사 합산 영업이익은 1조2839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약 3.3%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통신산업 성장 자체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저가형 5G 요금제 출시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는 올해 초 3만원 대 5G 요금제를 연이어 출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환지원금 확대와 저가형 5G 요금제 출시 영향이 1분기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 보면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 4조4428억 원, 영업이익 5180억 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 2분기에 비해 매출은 3%, 영업이익은 11% 증가하는 것이다.
매출 증가율은 낮아졌지만 마케팅비와 감가상각비 부담 감소가 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비는 7400억 원, 매출 대비 23%로 5G 도입 이후 평균인 25.4%를 밑돌았을 것”이라며 “매출 대비 감가상각비 비중도 5G 도입 이후 평균인 21.1%에 못 미치는 19.1%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 친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각각 5503억 원, 2584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4%, 10%씩 감소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인건비와 고정비 증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KT는 지난해 2분기 ‘깜짝실적’을 낸 것에 따른 역기저 효과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 전산망 교체와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상각비와 인건비, 전력비 등 고정비성 영업비용 부담이 커져 지속적 이익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는 일회성 수익이 없다고 가정하고, 이동전화 매출과 인건비 등 제반 경비 흐름을 고려하면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통신산업의 이익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AI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6월 미국의 생성형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에 1천만 달러(약 136억 원)를 투자하고, 7월에는 미국 데이터센터 솔루션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2억 달러(약 28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AI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개인비서 서비스인 ‘에이닷’에 퍼플렉시티의 검색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자체 개발 초거대 AI 모델 ‘믿음’과 ‘익시젠’을 활용한 AI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여전히 개인간거래(B2C) 영역에서 AI 서비스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통신사들도 AI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진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AI를 수익화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검토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좀 더 기술적 진척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는 가능성 있는 분야를 계속 찾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