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GPU와 HBM을 모두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로 엔비디아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은 유망 스타트업이자 파운드리 고객사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가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엔비디아와 달리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 메모리(HBM)가 필요하지 않은 인공지능 반도체로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15일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텐스토렌트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HBM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 전력을 모두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인공지능 반도체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말 2세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4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으로 텐스토렌트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텐스토렌트 벤처투자에 참여한 뒤 반도체 기술 개발에도 협력해 왔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세계 반도체 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AMD에서 ‘젠’ 시리즈 CPU 설계를 총괄하며 인텔과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테슬라에서 근무할 때는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 구현에 쓰이는 반도체 개발을 책임졌다.
닛케이아시아는 짐 켈러 CEO가 “전설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전하며 텐스토렌트가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짐 켈러 CEO는 “현재 엔비디아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 하는 시장이 많다”며 "텐스토렌트는 이러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현재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로 전 세계 대형 IT기업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및 슈퍼컴퓨터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은 1세트당 2만 달러(약 2766만 원)에 이르는 엔비디아 반도체 제품을 구매하는 데 금전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 텐스토렌트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은 뛰어나지만 전력 사용량이 그만큼 높다는 점도 중소 IT기업의 관련 인프라 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짐 켈러는 엔비디아 제품이 HBM을 활용하기 때문에 단가와 전력 소모 측면에서 약점을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텐스토렌트 제품은 GPU와 HBM을 모두 대체할 수 있어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텐스토렌트의 인공지능 반도체는 CPU에 수백 개의 코어가 연산을 나눠 담당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연산과 작업에 최적화돼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서버와 같이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텐스토렌트 인공지능 반도체 100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폭넓은 활용성도 갖추고 있다.
짐 켈러는 앞으로 텐스토렌트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를 대체하는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3나노와 4나노 등 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주력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인공지능 반도체 등 분야에서 수주 사례가 많지 않아 고객사 기반을 넓히는 데 고전하고 있다.
텐스토렌트 반도체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된 뒤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면 삼성전자가 추가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짐 켈러는 “텐스토렌트의 반도체는 가격 대비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엔비디아 인공지능 GPU와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춰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