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증권가 목표주가도 줄줄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시장 진입 기대감보다도 기존 핵심사업인 범용 메모리반도체의 업황 회복이 확인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2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한 뒤 삼성전자 목표주가가 연이어 높아졌다.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일 기준 삼성전자의 증권가 목표주가 전망치 평균은 10만9160원으로 1개월 전과 비교해 5%가량 높아졌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46% 오른 8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단기간에 큰 폭 증가하면서 목표주가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11조7535억 원 수준에서 현재 13조2152억 원으로 12%가량 늘어났다.
2분기 깜짝실적을 내면서 기대감이 되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4조 원, 영업이익 10조4천억 원을 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3%, 1452%가량 늘어난 것인데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8조3078억 원을 25%가량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범용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물량 회복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외 증시를 주도한 AI 반도체 테마에 편입되지 못하면서 투자자에게 볼멘소리를 들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엔비디아에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공급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때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이 AI에만 쏠려있던 때에 삼성전자의 기존 주력 먹거리였던 D램 등 범용 메모리반도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모양새가 됐다.
▲ 증권가에서는 향후 범용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범용 D램인 LPDDR5X. |
삼성전자 목표주가가 줄상향되면서 증권가에서는 10만전자를 넘어 ‘12만전자’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2만 원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기존에도 ‘12만 전자’를 주장했고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뒤에 목표주가를 12만 원으로 올렸다.
이들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실적반등은 앞으로도 범용 메모리 반도체에 달려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7개 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2분기 깜짝실적은 HBM이 아닌 DDR5, LPDDR5X 등 범용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 의한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어 “삼성전자의 범용 D램 매출 비중은 올해 4분기 39%에서 24년 1분기 52%, 4분기 66%로 갈수록 확대될 것”이다”며 “이제는 나무(HBM)보다 숲(범용 D램)을 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D램 등 범용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업계에서는 긍정적 예측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츈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1110억 달러(약 153조 원)를 기록한 글로벌 D램시장 규모는 올해 116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연평균 6.7%씩 성장해 2032년이 되면 194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업계의 생산 증가율이 D램 기준 한자릿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자 우위의 환경이 지속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