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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성장통일까 위기일까,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윤리 문제로 잇단 내홍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6-05 15: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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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성장통일까 위기일까,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윤리 문제로 잇단 내홍
▲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운데 중앙 스크린)가 5월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 전기통신연합(ITU) 주최 '선한 인공지능 글로벌 서밋'에 화상회의 형식으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오픈AI가 애플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며 챗GPT의 성과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 내부 문제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내부 발언이 나오는 데다 인공지능(AI) 부작용 대응은 뒷전이고 수익화에만 집중한다는 논란까지 불거져 일시적 ‘성장통’으로 치부하기 어려울 수 있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AI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픈AI 기술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픈AI가 과도한 수익화 작업으로 AI 안전성을 감독하는 기능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의 취재 대상 전문가에는 오픈AI 전현직 직원 11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챗GPT가 부정확하거나 사실이 아닌 결과값을 내는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여전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오픈AI가 사업 확장에만 공들이고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공개 서한을 통해 “AI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확산될수록 불평등 심화를 포함해 사회 불안이 커져 종국에는 인류가 멸종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오픈AI가 소수의 직원들만 중요 정보를 공유하는 폐쇄적인 조직 구조를 보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퇴사하는 직원들에게 사내 정보를 외부로 공개하거나 회사를 비방하는 일을 엄격히 금지하는 서약을 요구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서약을 거부하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지분 권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의 기업 문화와 관련해 “안전 문제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퍼져 있다”라고 짚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며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열려있다’ 는 뜻의 오픈(Open)이라는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 AI 기술을 인류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공개적으로 개발하는 목표를 두고 있다. 

상업적 이익 추구에 휘둘리지 않도록 영리 법인과 비영리 법인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갖춰냈다는 점도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오픈AI 성장통일까 위기일까,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윤리 문제로 잇단 내홍
▲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전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2023년 6월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I 안정성을 대표하던 인물인 그는 2024년 5월14일 오픈AI를 떠났다. <연합뉴스>
이러한 초기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최근 수익화에 속도를 내다보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기업 안에서부터 의견 대립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갈등의 조짐은 작년부터 보였다. 오픈AI 이사회가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을 2023년 11월 해임했던 일이 대표적이다.

샘 올트먼은 CEO로서 수익화에 앞장서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까지는 AI 안전성을 더욱 중시하는 인물들이 이사회를 주도해 수익화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사회의 일방적 해고를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되면 올트먼은 5일 만에 오픈AI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 뒤 이사회 일원이자 AI 안전성을 강조하던 인물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회사를 떠났다. 안전기술 개발 부서인 초정렬(Superalignment) 팀도 해체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익화를 중시하는 세력이 앞으로 오픈AI를 주도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지배구조와 윤리 문제를 둘러싼 이러한 잡음은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고 사업을 안정화시키면 일시적 ‘성장통’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픈AI가 생성형 AI 열풍을 이끈 지 1년여밖에 채 되지 않은 데다 신생 기업이라 사업 구조 안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서버용 그래픽 처리장치(GPU) 구입에만 1년에 수십억 달러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사업 안정화를 위해선 추가 투자가 절실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미 130억 달러(약 17조8194억 원)의 투자금을 댔어도 추가 자금 수요가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의 지적처럼 AI 기술의 안전성이 흔들리면 사회 붕괴를 일으킬 정도의 파괴력을 보일 수 있어 오픈AI 경영에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오픈AI가 영화배우 스칼렛 조핸슨의 목소리와 빼닮은 음성을 일방적으로 차용했다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오픈AI가 수익화를 추구하면서도 고객사와 사용자들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선두주자로서 자리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픈AI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과 관련해 “올해 연초부터 샘 올트먼에 등을 돌린 벤처 투자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일반 대중도 그 뒤를 따를 수 있다”라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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