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7개분기 연속 '깜짝실적'을 발표하며 3년 만에 주식 액면분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은 엔비디아의 6번째 주식분할인데 앞선 5번보다 훨씬 과감해졌다.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호재가 더해지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엔비디아가 현지시각으로 2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현지시각으로 22일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기존 1주를 10주로 쪼개는 10대1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900달러를 넘어선 뒤 액면분할 기대감이 커졌는데 이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6월10일 주식 분할계획이 발표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올해 3월 말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21일 953.86달러를 기록했으며 22일 장 마감 뒤 시간외매매에서는 1007달러를 기록하는 등 1천 달러까지 넘어섰다.
이에 따라 현재 주가 수준에서 10대1 액면분할이 이뤄진다면 1주당 가격은 100달러 대로 낮아지게 된다.
주식분할은 주식 수를 늘려 주식 가격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본질적 기업가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식 가격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시장의 유통 주식수가 늘고 비싼 가격 탓에 거래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어 주식분할은 통상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여겨진다. 성장성을 인정받거나 펀더멘탈이 우수한 기업일 수록 효과가 크다.
특히 이번 주식분할이 앞선 다섯 번과 비교해 규모 측면에서 더욱 과감해진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엔디비아는 앞서 전부 다섯 차례 주식분할을 시행했다.
2000년과 2001년, 2006년에는 2대1로 분할했고 2007년에는 3대2로 분할했다. 가장 마지막인 2021년에는 4대1로 주식을 분할했는데 이번에는 규모를 크게 늘렸다.
가장 최근이었던 2021년에는 주식분할을 발표한 뒤 며칠 동안 엔비디아의 주가가 30% 가량 급등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최근 1~2년 사이 주식분할을 실시한 구글, 아마존, 월마트 등도 주식분할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높은 배수의 주식분할에 이어 분기 배당금도 150% 늘리면서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려잡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추가주식 배정일인 6월 초까지 추가적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결정으로 6월6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7일 장 마감 뒤 보통주 9주를 추가 배정 받을 수 있다"며 "적어도 월초까지는 추가 매수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는다면 현재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3조1990억 달러)와 애플(2조9270억 달러)을 넘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이날 엔비디아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3350억 달러로 애플 시총까지 30% 가량을 남겨두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