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LG화학에 따르면 2년 넘게 진행해온 POE 생산설비 증설투자를 순조롭게 마치고 지난해 말부터 이 설비의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POE는 고부가 합성수지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고유의 촉매(메탈로센)를 사용해 고무와 플라스틱 성질을 모두 지닌 POE를 생산한다.
LG화학은 2021년 8월 충남 대산공장에 연간 생산능력 10만 톤의 POE 증설 계획을 발표했고 기존 목표대로 지난해 12월 투자를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POE 연간 생산능력은 28만 톤에서 38만 톤으로 늘어나 미국 다우케미칼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POE는 LG화학이 석유화학 사업부문에서 힘을 주고 있는 주요 제품이다.
LG화학의 지난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3년 3년 동안 집행된 석유화학 사업부문 주요 투자 가운데 대산공장의 POE 증설 투자금이 28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또 지난해부터 석유화학 사업부문 아래 친환경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사업부를 신설한 뒤 이 사업부에서 POE 사업을 다루고 있다.
신 부회장은 2021년 당시 POE 증설을 포함한 대산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지속가능 성장 전략의 일환이자 친환경 소재 비즈니스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신 부회장이 POE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에 발맞춘 POE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POE는 기존 자동차용 내외장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전선 케이블 피복재 등에 사용되는 데 최근에는 태양광 필름용 소재로 부각되고 있다.
절연성과 수분 차단성이 우수한 POE는 태양광 필름용으로 쓰이면 패널을 보호하고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 수치까지 확인되지는 않지만 LG화학은 태양광 필름용 POE 시장 규모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GR에 따르면 모든 용도를 합친 글로벌 POE 시장 규모는 2021년 19억6천만 달러(약 2조5천억 원)에서 2027년 36억 달러(약 4조7천억 원)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부회장에게 POE는 중요한 제품이다. 고부가 제품이라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수익성 확보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1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석유화학 업황 악화 탓에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한때 수조 원의 현금을 창출했던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수십억 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2022년에는 영업이익 1조750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정점 뒤 가파른 업황 개선 영향으로 4조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모습.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증설을 마치고 충남 대산공장에서 연간 38만 톤의 POE를 생산한다. < LG화학 >
다만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부진 속에서도 고부가 POE를 통해 그나마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