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 비만치료제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로부터 ‘올해의 혁신’에 선정되면서 비만치료제 열풍이 거세다.
국내 대부분 제약회사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세계적 제약사들이 선점한 터라 후발주자로서 투약방식이나 새로운 기전을 연구하면서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2024년에도 제약바이오 업계 트렌드는 비만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사진은 일라이릴리 비만치료제 젭바운드 이미지. <일라이릴리> |
25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2024년에도 여전히 제약바이오업계 트렌드는 비만치료제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도 최근 올 한 해 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뽑는 ‘올해의 성과’에 GLP-1 작용제와 해당 약물이 비만 관련 질환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를 선정하면서 비만치료제의 관심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3대 학술지 가운데 하나인 사이언스가 비만치료제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노보노디스크의 GLP-1 유사체를 활용한 위고비에 이어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도 출시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내년에 수급이 안정화되면 세계 각지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씩 늘어나 2030년까지 1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세계적 제약사들은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을 벌이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로슈는 미국 비만치료제 개발사 카르모 테라퓨틱스를 31억 달러(약 4조5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후발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동아에스티, LG화학, 유한양행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모두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 제품사진. <노보노디스크 홈페이지 갈무리> |
가장 출시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로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이르면 2027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고비나 젭바운드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도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가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후보물질 DA-1726은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GLP-1 뿐 아니라 글루카곤 수용체 활성화 작용이 더해져 기초대사량 증가 효과도 전임상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유한양행은 동아에스티와 달리 완전히 새로운 기전을 가진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비만치료제가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주는 GLP-1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면 유한양행은 뇌에 존재하는 GDF-15 수용체에 결합해 식욕을 억제시킴으로써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기전을 통해 이를 비만치료제로 연구하고 있다.
LG화학은 투약방식을 바꾸는 새 시장에 뛰어들어 희귀비만증을 대상으로 먹는 비만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들은 피하주사 방식의 치료제만 나왔을 뿐 경구투여 방식은 연구되고 있지만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경구용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다누글리폰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을 시행하지 않고 개발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다누글리폰은 하루 2회 복용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비만치료제가 내년뿐 아니라 당분간 제약바이오 업계 이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앞으로 거대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을 세분화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