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이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요구받았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영국 행동주의펀드 팰리서가 삼성물산을 향해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러한 변화를 추진한다면 기업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사업부문별 CEO 체계를 유지하는 대신 단일 CEO 체제를 도입하고 일부 사업의 매각이나 분할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로이터는 7일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팰리서캐피털이 삼성물산을 향해 더 나은 현금 활용 방안과 지배구조 및 소통 개선, 사업 구조 효율화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팰리서캐피털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경영상 변화 및 주주환원 정책 개선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로이터에 따르면 팰리서 측은 삼성물산이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여 변화를 추진할 경우 기업가치를 약 170%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물산이 자사주 소각을 중단하는 한편 이사회 구성원에 다양성을 더해 자본 배분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삼성물산이 지금과 같은 사업부문별 CEO 체제를 유지하는 대신 단일 CEO를 선임하고 일부 사업을 매각하거나 분할상장하는 안건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이러한 지배구조 및 사업 재편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지배구조 측면의 단점을 없애 삼성물산의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더 나아가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미스 CIO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던 인물이다. 그는 당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 안건을 주도해 왔다.
▲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이 삼성물산을 향해 주가 부양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캐피털 CIO. <연합뉴스> |
그만큼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및 경영체제와 관련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현재 삼성물산 기업가치가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며 각 사업부문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의 삼성물산 사업구조 및 경영체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스미스 CIO는 “삼성물산의 변화는 투자자들과 고객, 한국 사회 전반에 ‘윈-윈-윈’이 될 것”이라며 “회사의 경쟁력 향상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의 삼성물산 주주를 향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만큼 팰리서가 앞으로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며 ‘제2의 엘리엇 사태’를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점차 고개를 든다.
현재 팰리서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율은 0.62%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