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디지털 역량을 강조해 왔다. 금융권 최초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진 회장의 이번 승부수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부터 15일 동안 ‘신한 슈퍼SOL’출시를 기념하는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한다.
슈퍼SOL은 신한금융의 계열사 앱의 핵심 기능을 한데 모은 ‘슈퍼앱’으로 18일 세상에 첫 선을 보인다.
금융그룹 대부분이 사용자수가 많은 앱을 강화해 슈퍼앱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대개 금융그룹 핵심 계열사는 은행이고 은행 앱 사용자수도 가장 많다. 타 금융그룹들은 보통 이에 따라 기존 ‘은행’ 앱에 계열사 서비스를 조금씩 심는 방식으로 슈퍼앱을 구축해 왔다.
신한금융은 반면 기존 앱 말고도 슈퍼앱을 위한 새 앱을 내놔 자칫하면 '이중구조'로 비춰질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신한금융의 ‘투트랙’ 전략에는 나름의 배경이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외에도 신한카드 앱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월 중순 기준 880만 명이고 신한은행의 ‘신한쏠’ MAU는 9월 말 기준 975만 명이었다. 웬만한 금융그룹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MAU를 계열사 두 곳이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은 이에 따라 어느 한쪽에 무게를 싣기 어려워 경쟁력 있는 계열사 앱을 위화감 없이 연결하는 데 주력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 해답이 따로 설치가 필요없이 계열사 앱을 잇는 ‘앱 인 앱(App in app)’ 형태의 ‘신한플러스’였다. ‘앱 인 앱’은 뿐만 아니라 각 앱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편의성은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여겨진다.
▲ 신한금융그룹의 슈퍼앱 '신한 슈퍼SOL'은 18일 출시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제 슈퍼앱 ‘느낌’을 내는 ‘앱 인 앱’ 신한플러스를 없애고 진짜 슈퍼앱인 ‘슈퍼SOL’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장 시절부터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았다. 특히나 금융권 최초 배달서비스 앱 ‘땡겨요’는 기획부터 출시를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땡겨요는 지난해 1월 정식 출시돼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는 가입자 266만 명과 가맹점 12만8천 개, 누적 주문금액 1360억 원을 기록했다.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의 이른바 ‘배달앱 3강’ MAU가 3천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땡겨요는 그럼에도 금융사의 주요 비금융서비스 진출사례로 오르내린다. 진 회장은 또한 행장 시절부터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였다. 땡겨요 밖에도 신한은행 새 앱 ‘뉴 쏠(New SOL)’ 개발에 힘을 쏟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진 회장의 슈퍼앱 전략은 ‘리딩금융’ 싸움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그룹과도 달라 그 성패에 이목이 쏠린다.
KB금융은 국민은행 앱 ‘KB스타뱅킹’을 슈퍼앱으로 만들기 위해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일례로 6월 행정안전부 디지털서비스 개방 사업에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히 참여했다. 그 다음 사업부터는 여러 시중은행도 도전장을 냈지만 국민은행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던 셈이다.
전략은 일장일단이 있다. 결국 소비자가 ‘얼마나 편하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지’의 편의성이 디지털 전장의 리딩금융 승자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관점에서는 그동안 계열사 앱을 두면서도 슈퍼앱 기능을 하게끔 역할 해온 ‘앱 인 앱’이 사라지는 만큼 슈퍼앱도 그만큼의 편의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슈퍼앱을 내놓으면서 “‘슈퍼 SOL’은 한 번의 로그인만으로 한 눈에 보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각 그룹사 앱의 ‘핵심 기능을 한 앱에 완결성 있게 구현’했다”며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기능을 ‘융합’해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